[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2월 들어서도 전년대비 큰 폭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전체 수출액은 14.6% 감소했으나 반도체만은 42.2% 급증했다. 반도체 반등에 힘입어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하루) 평균 수출액도 11.7% 늘었다.
관세청은 2월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이 150억1000만달러(약 19조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감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다. 올해 조업일수는 6.5일(토요일=0.5일)로 지난해 8.5일보다 2.0일(23.5%) 줄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 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20억7000만달러에서 올해 23억1000만달러로 11.7% 늘었다.
특히 가파른 반도체 반등 흐름은 조업일수 감소에도 이어졌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27억8000만달러로 무려 42.2% 늘었다. 일 평균 기준으론 전년대비 6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다른 품목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대부분 전년대비 줄었으나, 석유제품이나 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기 등은 일 평균 기준 증가 흐름을 유지했다. 단, 지난해 수출 실적이 좋았던 승용차와 선박은 상대적으로 부진, 월간 기준 전년대비 감소 전환 조짐을 보였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한 달 만에 다시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서려는 모습이다. 이 기간 대(對)미국 수출액은 28억4000만달러로 12.4% 감소에 그쳤다. 그러나 중국(28억2000만달러·20.3%↓)이나 유럽연합(14억5000만달러·35.5%↓)은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컸다. 미국 시장은 지난해 12월 20년6개월 만에 중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됐으나 대중국 수출이 지난달 20개월 만에 반등하며 다시 1위를 탈환한 바 있다.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1월11일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관계자들과 생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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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을 고려했을 때 2월에도 전년대비 수출 플러스(전년대비 증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 수출은 재작년 10월부터 작년 9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작년 10월 반등에 성공하며 올 1월까지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올 1월 수출은 지난해 1월의 설 연휴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18.0%(일 평균 5.7%) 늘었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올 2~3월 조업일수는 전년대비 각각 1.5일씩 줄어드는 만큼 조업 여건은 녹록지 않다”며 “그러나 반도체 호조에 따라 수출 우상향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70억1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4.6% 줄었다.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감소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원유(29억7000만달러·14.3%↓)를 비롯한 대부분 품목 수입액이 감소했다. 단,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반도체 제조장비(7억7000만달러·32.8%↑) 수입은 크게 늘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단, 무역수지는 월말이 갈수록 개선되는 경향이 있어 이달에도 월간 기준으론 작년 6월 이후 이어져 온 흑자 흐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