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고(故) 양회동(50)씨의 발인식이 서울 도심에서 진행됐다. 경찰이 교통 혼잡을 이유로 행렬을 차단하긴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 21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 미사를 마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양회동 씨의 장례행렬이 경찰청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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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건설노조는 21일 오전 8시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미사를 봉헌한 뒤, 오전 9시쯤부터 서대문경찰서를 향한 운구행렬을 이뤘다. 양씨가 지난달 2일 치료받다가 숨진 지 50일 만이다.
조합원들은 ‘양회동을 살려내라’,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양씨의 모습이 크게 그려진 그림을 앞세워 행진을 시작했다.
운구 행진이 길게 이어지면서 교통 혼잡이 발생하자 경찰은 오전 10시 14분과 10시 33분 두 차례 행렬을 막아섰다. 행렬이 끊기면서 경찰과 조합원 간 실랑이가 벌어졌지만 큰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찰청 앞으로 이동한 운구행렬은 오전 11시 노제를 거행한 후 오후 1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영결식을 진행한다. 이후 오후 4시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 하관식을 끝으로 양씨의 장례 절차를 모두 마친다.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지대장인 양회동씨는 노동절인 지난달 1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분신해 이튿날 숨졌다. 양씨는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네요”라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 절차를 위임받은 건설노조는 지난달 4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의 사과 등을 요구하던 노조는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5일간 노동시민사회장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