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다. 나도 때릴래” 울산 학폭, ‘더글로리’ 연진이 뺨쳤다

  • 등록 2023-06-09 오후 12:12:17

    수정 2023-06-09 오후 12:12:17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학교 폭력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부서진 주인공 문동은이 자신을 괴롭힌 가해자들에 복수를 실행하는 ‘더 글로리’의 폭행 묘사와 비슷한 울산 학폭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판사도 혀를 내두를 만큼 가해자의 잔혹성은 이루 말할 수 없었기 때문.

학교 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더글로리’ 캡처)
지난 5월 12일 울산지법 형사11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양에게 징역 장기 4년·단기 3년과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B양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개월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중학교 3학년이던 A양과 친구 10여 명은 2021년 어느 날 중학교 2학년이던 B양을 불러냈다. B양을 부른 이유는 자신의 뒷담화를 했다는 것.

A양은 B양의 뺨을 때리고 담뱃재를 머리에 털었고 옷을 벗어 옥상 밖으로 던졌다. 또 옥상 난간까지 밀어붙이고서는 “떨어뜨려줄까?”라며 위협을 가했고 라이터 불로 머리카락을 태우기도 했다.

A양의 폭력은 멈추지 않았다. A양은 “나는 피를 보면 기분이 좋다”며 머리채를 잡고 흔들고서 바닥에 내리치기를 수차례였다.

비단 A양의 타겟이 된 것은 B양뿐만이 아니었다. 2022년 7월에는 또 다른 중학교 2학년생 C양을 한 모텔방으로 데려가 “심심하다. 나도 때릴래”라며 손바닥, 주먹 등으로 C양의 뺨을 내리쳤다. 심지어 속옷만 입게 하고 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유포하는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A양은 이전에도 1년간 소년원에 있었으며 폭행, 무면허 운전, 절도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었으며 해당 범행을 저지를 때에도 재판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A양은 재판장에서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호소하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타인의 인격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 태도마저 결여돼있다. 재판을 받는 중에도 자숙하지 않고 계속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범행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청소년인 A양을 법정구속했다.

하지만 검찰은 “죄에 상응하는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며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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