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간염이 있으면 비감염자보다 간외암 발생 위험이 높고,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위험도가 다시 비감염자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정훈 교수팀(서울시보라매병원 이동현 교수·정성원 임상강사)이 77만6,380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간외암의 발병 위험과 만성 B형간염 및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B형간염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만성 B형간염이 있으면 간에 지속적인 염증이 일어나 간경화 및 간암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만성 B형간염 환자 10명 중 1명에게 10년 이내 간암이 발생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B형간염 바이러스가 간이 아닌 다른 장기에서도 검출되며, 만성 B형간염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비호지킨림프종 등 일부 간외암이 더 많이 생긴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만성 B형간염과 간외암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2012~2014년 만성 B형간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간외암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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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를 바탕으로 B형간염 바이러스가 간외암 발생에 영향을 끼치며,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경우 간암과 마찬가지로 간외암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가능성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이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간암뿐만 아니라 위암, 폐암, 대장암 등 여러 다른 암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선별 검사가 필요함을 확인했다”며 “만성 B형간염은 간암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암의 위험성을 증가시켜서 큰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하고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환자들이 있는 질환이므로 연구자들이 강한 책임감을 갖고 연구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1저자 이동현 교수·정성원 임상강사는 “만성 B형간염 환자를 치료할 때 항바이러스제의 간외암 발생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비용-효과의 측면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이익을 더욱 크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 최고 권위의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44.544)’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