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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이자 하이를 이끄는 김진우 대표는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이는 HCI(인간과 컴퓨터 간 상호작용) 분야를 평생 연구한 김 대표가 2016년 말 세운 회사다. 그는 “우연히 과학인문융합공학 프로젝트에 합류해 경도인지장애, 우울증 등의 문제를 접하게 됐다”며 “기업 경영이 아닌 환자 케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하이는 ‘뇌’를 근간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 김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1단계 진단, 2단계 치료로 변화했다”며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진단, 치료를 같이 하는 모델을 계획했고 이에 적합한 적응증이 뇌 관련 질환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하이는 현재 범불안장애,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 치매, 뇌졸중이라는 4개의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하이가 격화하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서 내세우는 경쟁력은 ‘높은 복약 순응도를 유도할 수 있는 힘’이다. 김 대표는 “아이들한테 게임을 그만하라고 해도 계속 게임을 하는 건 소프트웨어 인게이지먼트가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치료제도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게 핵심”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이를 인허가 항목에 포함하고 있고 인허가를 받았더라도 1년 후 재평가할 정도로 중요하다. 우리는 이에 자신이 있다”고 했다.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수단을 ‘편의성’을 고려해 선정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이는 스마트폰으로 눈동자의 움직임, 심박변이도, 목소리라는 세 가지 바이오마커를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환자 입장에선 뭔가를 따로 들고 다니기 부담스럽다”며 “핸드폰이 없는 사람은 없다보니 핸드폰으로도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선정했다. 또 이러한 바이오마커는 기존 연구에서도 뇌 질환에 개연성이 있다고 밝혀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는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 기여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 김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치료제를 미국 FDA에 표준 관행(Standard Practice)으로 인정받게 하고 싶다”며 “국내에서도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해 협력모델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개발을 잘하는 회사, 마케팅을 잘하는 회사, 임상을 잘하는 회사 등이 함께 모인 에코시스템이 만들어지면 국가 전체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허가 프로세스를 잘 진행해 적어도 2~3개 허가품목을 가진 회사로도 성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