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선물거래위원회(CFTC), 금융산업규제당국(FINRA) 등 미 금융규제 당국이 올해 상반기 월가 금융기관 또는 개인에게 부과한 벌금은 총 4억8900만달러(약 5511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해 상반기 14억달러(1조5778억원)와 비교하면 약 35% 수준에 불과하다.
전 SEC 고문 변호사인 앤드루 볼머 버지니아 법대 교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EC가 부과한 벌금액은 올해 상반기 3억1800만달러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7억5000만달러 대비 42.4% 수준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SEC 측은 작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모두 일정한 기준으로 벌금을 부과했으며, 6개월만을 두고 비교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세부적인 규제 내용 공개는 거부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부과됐던 벌금에 대한 집행이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이뤄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WSJ는 분석했다. 실제로 CFTC의 벌금 부과액은 작년 상반기 6억3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1억5400만달러로 급감했는데, 이는 지난 해 5월 부과된 두 건의 벌금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SEC 역시 지난 해 6월 한 건에만 3억5800만달러가 부과됐는데, 이는 올해 상반기 최고 벌금액 3000만달러의 12배 수준이다.
한편 미 상공회의소, 금융서비스연구소(FSI),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월가 금융기관 및 단체들은 벌금 부과 등 규제 완화를 위해 FINRA를 상대로 활발한 로비를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FINRA는 최근 시행 지침에 대한 변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NRA가 올 상반기 부과한 벌금은 총 17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77% 급감했다. 특히 비정부 감시인들이 올 상반기 100만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한 건 2건에 불과했다. 지난 해 상반기엔 최소 5건 이상이었다고 WSJ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