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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남성 중심의 서사와 권위적인 대한민국 연극계에 반기를 든 게릴라 공연이 열린다. 극작가 김슬기(31)는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마당(소극장 판과 백성희장민호극장 사이)에서 페미니즘 야외 게릴라 공연 ‘페미리볼버’를 올린다고 10일 밝혔다.
‘페미리볼버’는 지난해 국립극단 ‘작가의 방’ 사태 중 페미니즘 성향의 두 작품이 정확한 이유나 근거 없이 공공극장의 권한에 의해 최종 선정에서 배제된 데에 대한 저항 공연이다.
작가의 방 사태는 국립극단이 2016년 자체 창작극 개발 사업인 ‘작가의 방’에 참가한 극작가 9명에게 “개구리 같은 작품을 쓰지 말아 달라”고 강요했다는 것이 지난 3월1일 발행된 계간지 ‘연극평론’을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국립극단은 이 사업을 통해 30대 극작가 10명을 자체 선정한 뒤 총 6편의 작품을 ‘국립극단 작가의 방 낭독극장’(낭독극장)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11월 5~13일 무대에 올렸다.
공연은 2~30분 내외의 단막 퍼포먼스 연극이다.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는 배우 권기하와 조훈희가 출연한다. ‘여자들’ 역할에는 권기하, ‘남성성’ 역의 조훈희가 나온다. 여자들 역을 남성 배우가 수행함으로써 젠더 역할극 비틀기를 시도한다.
게릴라 공연인 만큼 관람 일자는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이메일(revolver2017@naver.com)로 문의를 하면 답메일을 통해 공연일자를 받을 수 있다. 관객 참여형의 형태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동시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페미니즘 공연팀 ‘젠더리볼버’의 첫 공연이자, 여성주의 극작가 모임 ‘호랑이기운’의 후원으로 이뤄진다.
작년 국립극단 ‘작가의 방 낭독극장’에서 페미니즘 연극 ‘김치녀 레볼루션’을 공연했다. CJ문화재단의 신진공연 창작자 발굴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선정작인 ‘크레센도 궁전’, 청소년극 ‘미(美)성년으로 간다’ 등으로 필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