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와 공급 과잉 우려, 미국발 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주택시장이 위축된 데 이어 연초부터 아파트 청약시장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작년 말까지 두달 연속 미분양이 급증한데 이어 지난달과 이달 분양 단지에서 청약 미달 사례가 속출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2일까지 1·2순위 청약이 끝난 총 32개 단지 중 약 47%인 15곳이 순위 내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물량이 쏟아진 지난해 12월 총 96개 단지 가운데 순위 내 미달 단지가 37.5%(36곳)였던 것에 비해 미달 비중이 10%포인트 정도 늘었다. 1순위 청약 마감된 단지는 총 12곳(37.5%)에 그친다. 청약이 진행 중이지만 지난 12일 1순위 청약을 실시한 부산 충무동 금오아파트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두산위브 트레지움, 충남 아산풍기EG 더원(the1) 2차 아파트 모두 미달됐다. 이에 비해 서울 서초구 신반포 자이와 대구 e편한세상 대신, 범어 효성해밀턴 플레이스 등은 1순위에 청약자들이 몰렸다.
건설사들이 오는 4월 총선을 피해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총 6만 4000여 가구를 분양할 것으로 보여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양극화도 심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신규 분양이 대거 이뤄져 일부 지역은 공급 과잉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공급 물량 및 입지 등에 따라 인기지역에는 청약자들이 몰리고 비인기지역은 외면받는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