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엔저에 '차이나 엑소더스' 본격화

엔화 대비 위안화 환율 3년 동안 30% 하락
인건비 상승까지 겹쳐 중국 내 日기업 고심
  • 등록 2014-10-24 오전 11:18:57

    수정 2014-10-24 오전 11:18:57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일본 기업들의 중국 직접투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가파른 엔화약세와 인건비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무역진흥회(JETRO)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일본 기업의 중국 내 직접투자 규모는 31억6000만달러(약 3조3477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43% 급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가파른 엔화약세로 비용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엔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지난 3년 동안 30% 넘게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엔화가치 하락)했다. 위안화 표시로 인건비와 영업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중국 내 일본 기업 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중국 내 가파른 인건비 상승도 일본 기업들이 중국을 외면하는 또다른 이유다. 중국은 지난 5년 동안 인건비가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베이징(北京) 제조업 근로자들의 평균 월급은 올해 522달러로 2009년 288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생산 비용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제조업은 인건비 상승이 곧바로 채산성 악화로 이어진다. 현재 중국에 생산시설을 가지고 있는 1800개 일본 기업은 대부분이 제조업이며 이 가운데 8%는 생산시설이 모두 중국에 있다.

아라하타 미노루 JETRO 다롄(大連) 사무소 소장은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가운데 중국시장 철수를 문의하는 사례가 올해초부터 늘고 있다”며 “중국 내 일본 기업들이 (엔화약세에) 심각하게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전기전자업체 도시바는 지난해 12월부터 다롄 공장에서 TV 생산을 중단했다. 또한 일본 마부이치모터는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동화 설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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