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의 삼성 대 '확전'의 LG

상대적 우위인 삼성, 득보다 실이 많아 확전 회피
LG, 삼성과의 소송 확대로 노이즈 마케팅 노려
  • 등록 2013-03-27 오후 2:11:02

    수정 2013-03-27 오후 2:11:02

[이데일리 류성 산업선임기자] ‘수성(守成) 대 확전(擴戰)’

지난해부터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삼성과 LG의 소송전이 초기와는 달리 새로운 구도로 전개되고있어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소송초반 결전을 불사하며 강수를 뒀던 삼성은 방어적 전략으로 큰방향을 튼 반면 LG는 시간이 갈수록 전의를 불태우며 확전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를,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서로 OLED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냉장고 용량비방광고를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법적다툼을 하고있다.

확전일로에 있던 양사 소송전에 변화기류가 본격 감지되기 시작한것은 지난 2월 삼성디스플레이가 LG전자(066570)를 상대로 제기했던 OLED 기술 침해금지 가처분소송을 취하하면서부터다. 정부가 나서 양사 소송을 중재한 것이 일정 영향을 미쳤지만 삼성은 더이상 확전을 바라지 않고 ‘화해무드’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LG측에 표명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국내 대표적 전자업체간 소송이 더이상 확대되는 것을 막기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내린 용단”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및 특허전문가들은 “더이상 LG와 특허소송을 확대하게되면 상대적 우위에 있는 삼성에게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밖에 없어 삼성으로 하여금 화해전략을 택하게 만들고 있다”고 해석한다. 한 삼성 임원도 “LG 대비 우위에 있는 삼성이 LG를 겨냥한 소송을 지속하면 설사 소송에 이기더라도 얻을 것이 별로 없다”고 내부고민을 토로했다.

미국, 영국,일본, 독일 등지서 동시다발적으로 글로벌하게 진행중인 삼성 대 애플의 특허전도 양사에 반면교사로 작용하고있다. 스마트폰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애플은 특허소송을 진행하면서 ‘혁신’의 아이콘이던 이미지가 붕괴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반면 열세였던 삼성전자는 특허전을 거듭하면서 애플과 ‘맞짱’을 뜰수 있는 동등수준이라는 이미지를 전세계에 전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런 애플 대 삼성의 특허전 결과가 삼성에 비해 브랜드 파워나 회사위상에서 열세인 LG가 갈수록 독하게 소송전을 벌이려는 이유를 상당부분 설명해준다. LG는 내부적으로 삼성이 애플과 소송을 통해 급성장했듯이 삼성과의 법적투쟁이 회사성장에 도움이 될것으로 판단하고 있는것이다. 실제로 LG고위 임원은 “그룹 특허팀은 삼성을 대상으로 한 소송이라면 어느 경우라도 언제든 진행할 모든 준비를 갖추고있다 ”고 귀띔했다. 특히 LG그룹 특허팀은 이 기회에 삼성보다 LG가 기술적 우위에 있다는 것을 증명키위해 그룹보유의 모든 특허를 면밀히 검토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LG전자가 삼성전자가 이달말 출시하려는 스마트폰 갤럭시S4의 눈동자 인식기술이 자사 특허기술을 침해했다고 선제적으로 주장하고 나선것도 LG의 확전전략에서 나온 결과다. 삼성전자(005930)는 “눈동자 인식기술은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다”며 특허침해 주장을 일축하고 있지만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LG의 특허소송 확대 전략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이 회사전략이지만 상대편에서 소송을 걸어오는데 피할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고충곤 특허전문 변호사는 “상대적 우위에 있는 업체와 특허소송은 그 자체가 열세 업체에게는 대단한 홍보효과를 가져다준다”며 “LG로서는 삼성과 법적소송을 되도록 확대해 브랜드를 알리는 노이즈 마케팅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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