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검찰 수사는 불가피하지만 이 경우 신 사장에 해임에 대한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사장 해임추진에 따른 논란을 불식시키고 조직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이번 사태가 벌어진데 대해선 최고책임자인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다른 주주들도 그렇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양 회장은 7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고소를 취하해 원래 상태로 돌려 놓고 대화를 통해 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것이 이희건 명예회장(신한은행 창업주)의 뜻이고 재일교포 주주들의 뜻"이라고 덧붙였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지난 2일 신한은행이 신 사장을 고소한 다음날인 3일부터 6일까지 오사카 등에서 원로모임 및 재일교포 2~3세대 젊은 주주(대주주 클럽) 모임 등을 잇따라 열고 신한금융의 신 사장 해임 방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일부 모임에도 참석했던 양 회장은 신한은행이 이사회 등의 절차를 밟지 않고 독단으로 고소 등의 중대결정을 내린데 대해 주주들이 격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사회나 주주한테 사전에 설명이 있어야 했지만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같은 문제를 밖으로 노출했다"며 "그 것도 고소라는 가장 안좋은 형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30년간 쌓인 신한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의 큰 손실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양 회장은 인터뷰 내내 "안타깝다"는 말을 되풀이했고, 때론 감정을 억누른채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신 사장의 횡령 혐의에 대해선 "(은행측의) 거짓말"이라며 "명예회장에게 줄 고문료를 아들이 받았는데 무슨 소리냐"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신한은행 측은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신 사장이 은행장으로 재직할 때 이 명예회장에게 줘야 할 고문료 약 15억원을 빼돌려 사용한 것으로 보고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를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입금한 후 여러차례 인출해 개인적으로 썼다는 게 은행측 주장이다. 반면 신 사장은 "창업주의 돈을 어떻게 떼어먹냐"며 반박했고, 양 회장 역시 신 사장의 무고를 주장했다.
또 이번 사태의 발단은 라 회장과 신 사장간의 오해와 또 일부 편가르기 세력들에 의한 것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그는 "라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에서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신 사장이 바람막이 역할을 했지만 라 회장은 반대로 본인을 몰아내려는 것으로 오해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은 라 회장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지금으로선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고, 대화를 통해 푸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본국투자협회는 재일교포들이 모국(한국)에 투자할 때 불편이 없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신한은행 설립도 이 본국투자협회를 통해 이뤄졌고 이희건 명예회장이 초대회장을 맡기도 했다. 국내 사무실도 신한은행 본점에 있다. 현재 양 회장은 신한지주의 주주이면서 지난 2001~3003년, 2004년~2009년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다음은 양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주주들이 가장 문제삼는 부분은
▲ 내부 문제에 대해 아무 절차를 밟지 않고 밖에 노출한 것이다. 그 것도 고소라는 가장 안좋은 형식으로 했다는 게 문제다. 주주들한테 사전에 설명을 해야 했다. 내부에서 조사 후 소명을 받고, 또 주주들의 동의를 얻은 후 회사 안에서 의논했어야 한다. 그래도 안되면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논의해야 했는데 절차를 하나도 안 밟았다. 이희건 명예회장도 전혀 몰랐다. 이런 사태가 벌어질 때까지 주주들은 아무 것도 몰랐다. 그 바람에 30년 동안 쌓인 (신한은행의) 신용이 떨어지고 큰 손실을 냈다.
▲ 거짓말이다. (고문료) 받으셨다. 아들이 받았다. 이건 정확한 정보다. 그 것을 (은행이) 알면서 왜 이런식으로 했는지 나도 모르겠다.
-배임혐의에 대해선
▲ 은행 규모에 그 만큼 부실이 나왔다고 해서 얼마나 (손실이) 되겠나. 불량채권이 없는 은행이 어디 있겠나.
-이사회에서 신 사장 해임 혹은 직무 정지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면
▲ 검찰에서 조사를 한다고 하니 기다려봐야 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데 직무정지든 해임이든 지금은 아니다. 은행은 그 사이에 임시이사회 열어서 해임하면 그만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주주들이 아니까 너무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뭐라고 생각하나?
▲ 라 회장의 차명계좌에서 시작한 것 아니겠나. 신 사장이 (라 회장의) 바람막이로 나섰는데 라 회장은 반대로 본인을 제거하려고 한 것으로 오해한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 이사회 개최와 관련해 아직(현재시각 7일 오전 10시30분께) 통보를 못받았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원래 상태로 돌려놓고 원점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먼저 고소를 취하하고 라 회장, 신 사장, 이 행장이 대화를 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희건 명예회장의 뜻도 그렇고, 재일교포 주주들의 뜻도 마찬가지다. 이 명예회장이 신한의 지배구조를 잘 잡아놨는데 이 것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은 이 명예회장의 뜻이 아니다. 그동안 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했던 것은 은행이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재일교포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은행을 만들었는지 알아줬으면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주주들 사이에서 라 회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나
▲ 이번 사태가 벌어진데 대해선 최고책임자인 라 회장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다른 주주들도 그렇게 보고 있다. 이 것은 큰 문제다. 그러나 그렇다손 치더라도 지금은 이것을 어떻게 수습하고 대화를 통해 푸느냐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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