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시장이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 구매자 시장)`으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매물이 넘쳐나 구매자의 의사가 지배적인 힘을 발휘하는 상태의 시장을 말한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과 경기 악화 등으로 집을 팔아야 할 사람들은 많아지고 있지만 2년 가까이 지속된 집값 하락세 속에서도 집을 사겠다는 이는 거의 없다. 집값 하락이 장기화되리라는 예측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다.
◇ 강남서도, 강북서도..집살 사람은 `귀한 몸`
이는 최근 부동산 거래시장에 매물을 내놓은 사람은 많은 반면 사려는 사람은 드문 상황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올초 집값 급등세를 보였던 강북 14개구 역시 상반기와는 완전히 시장상황이 뒤집혔다. 지난 4월엔 `매수자가 많다`는 중개업소 비율이 33.5%로 `매도자가 많다`고 응답한 비율(14.9%)의 두배가량 됐다. 그러나 9월에는 매수자가 많다는 응답이 2.4%로 줄어들었고 매도자가 많다는 응답 비율은 55.3%로 늘었다.
서울 강남 11개구의 경우 `매수자가 많다`는 응답 비율은 0.4%로 더욱 적었다. 반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응답 비율은 58.9%로 지난 3월 40.5%에서 5개월간 18.4%포인트 급증했다.
◇ 매수자가 거래 `쥐락펴락`
노원구 하계동 S공인 관계자는 "워낙 집이 팔리질 않으니 매수자들이 흥정을 시작하자마자 매도호가에서 3000만~4000만원씩 깎자고 한다"며 "올초 값이 뛸 때 웃돈을 주고라도 사겠다는 이들이 줄을 섰던 것과는 딴판"이라고 말했다.
매수 희망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강남·송파구 일대나 경기 과천·용인 등지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송파구 가락동의 N부동산 관계자는 "최근에는 잔금 치르는 기한을 당겨주는 조건으로 매수자 중개수수료를 매도자측이 내주는 경우도 있다"며 "매수자들이 매매 계약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