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전 강남 25평 아파트를 팔면..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작년 집값 상승으로 공시가격이 뛰면서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 전망이 15일 발표됐다.

종부세수는 올해 2조8814억원으로 한 해만에 70% 가까이 급증하고, 토지와 주택을 합친 전체 재산세수는 전년대비 18% 증가한 3조15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부담은 다주택자일수록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종부세와 재산세는 6월1일 현재 등기부 등본상 주택 소유를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6월 이전에 보유세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다주택자가 6월 전에 집을 팔면 보유세 부담이 얼마나 줄어들게 될까?

올해 공시가격이 6억4000만원인 강남의 진달래아파트 25평형과 공시가격이 5억8400만원인 평촌의 꿈마을우성아파트 37평형을 보유하고 있는 2주택자 A씨를 예로 들어보자.

진달래 25평형과 꿈마을우성 37평형은 지난해 공시가격이 각각 4억6400만원, 4억원으로 총 314만3000원의 보유세를 부담하면 됐지만, 올해에는 공시가격이 올라 보유세가 173% 늘어난 857만1000원에 이르게 됐다.

보유세 부담을 크게 느낀 A씨가 만약 6월 이전에 진달래 25평형을 처분하고 꿈마을우성 37평형만 가지고 있는다면 종부세는 한 푼도 물지 않아도 되고 재산세 25만원만 내면 된다. 세금이 811만원 줄어드는 셈이다.

반대로 꿈마을우성 37평형을 팔고 진달래 25평형만 가지고 있더라도 종부세가 27만원으로 줄고 재산세도 67만5000원으로 준다. 결국 총 보유세는 150만6000원으로, 종전보다 706만5000원 줄어들게 된다.

또 강남 진달래아파트 25평형과 평촌 꿈마을우성 37평형, 용인 LG빌리지 64평형(공시가격 6억7200만원) 등 3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B씨의 경우에는 6월 이전에 두 채를 팔면 최대 1700만원 이상 세금을 아낄 수 있다.

현재대로라면 B씨가 부담해야할 총 보유세는 1882만4000원에 이른다. 그러나 진달래 25평형 한 채만 팔면 920만원으로 절반이 넘는 962만4000원의 보유세를 절약할 수 있다.

꿈마을우성 37평형과 LG빌리지 64평형 두 채를 한꺼번에 판다면 보유세는 150만6000원으로, 무려 1731만8000원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당장 집을 내놓으려고 해도 양도소득세 부담이 너무 커 선뜻 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강남 50평을 기준으로 한다면 공시가격이 21억원 정도인데 양도세 부담은 2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밖에 안된다"며 "이 정도의 양도세를 물더라도 분당 50평으로 이사하면 10억원만 있으면 되고 상당히 큰 현금을 확보하면서 이사할 수 있다"며 양도세를 경감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자녀들의 학교나 부모의 직장, 기존 생활기반 등으로 인해 외곽으로 옮기기 어려운 가구들에게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여 6월 이전에 어느정도 매물이 나올지는 섣불리 점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