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연봉 덜 받으니 기업 살더라"

고통 나누면서 리더십 발휘
마이크론 CEO 대표적 성공사례
챨스 슈왑은 실패 사례.."늘 그런 건 아니야"
  • 등록 2007-03-12 오후 2:56:05

    수정 2007-03-12 오후 2:56:05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최근 지난 해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연봉 등 회사로부터 보상을 받았는지 잇따라 발표되면서 시장은 `실적에 비해 얼마나 받았는지` 비교해 보기에 여념이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적 위기에 빠진 기업들이라면 이를 정상궤도에 올리는 데에 CEO들의 연봉 삭감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 애플턴 마이크론 CEO


이 회사 스티브 애플턴 CEO는 지난 2001년 10월 80만달러에 달하던 연봉을 거의 `제로(0)`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마이크론은 실적 부진으로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내보내는 등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었다.

애플턴 CEO는 `좋은 리더십이란 고통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봉을 거의 받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다.

마이크론은 2년이상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냈고, 애플턴 CEO는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 발표하는 등 턴어라운드 계획을 실행에 옮기며 이 기간동안 거의 회사로부터 돈을 받지 않았다.

스톡옵션이 있었지만 주가가 바닥이 상황에선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현금을 손에 넣기 위해 그는 별장을 팔았고, 휴가를 위해 갖고 있던 소형 비행기들도 매각했다. 가족들도 신용카드 사용액을 줄였다고 그는 후에 말했다.

2003년 12월 마이크론은 흑자로 전환했다. 애플턴 CEO는 다시 연봉을 받기 시작했다. 주가도 그 해 초 7달러였던 것이 11달러로 회복됐다.

인력회사 머서의 경영자 연봉 전문가 다이안 더블데이는 "경영진의 연봉 삭감은 꽤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이 여기에 중요하게 반응한다"며 "실적 회복이나 어떤 행동이 수행되어야 할 때 좋은 방법이며, 연봉 삭감을 통해 CEO는 가외의 신뢰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존 챔버스 시스코 CEO는 2001년 연봉을 1달러만 받을 뿐 아니라 항공비나 기타 비용도 직접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시스코는 2003년 실적이 회복됐다. 그러나 챔버스 CEO는 여전히 비용은 자신이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늘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다.
 
찰스 슈왑의 전 CEO 데이비스 포트럭은 2001년 회사가 닷컴 버블 붕괴로 어려움에 빠지자 상당액의 연봉을 줄였으나 기대만큼 수익 향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2004년 좌천됐다.  

WSJ은 또 CEO들이 상황을 보고 조심스럽게 연봉 삭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돈 카티 전 아메리칸에어 CEO

 
돈 카티 전 아메리칸 에어라인즈(AA) CEO는 2001년 말 연봉없이 일하겠다고 밝혔지만, 2003년 초 회사 사정은 더 악화됐고, 회사측은 노조와 10억달러 이상의 연봉, 인원 감축 등을 포함한 구조조정안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 카티를 포함한 최고 경영진이 4100만달러에 달하는 연금(pension plan) 혜택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오히려 카티는 비난을 받았고, 곧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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