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웰3사 `무주공산`..앞길 먹구름

담보로 맡긴 대주주물량 장내서 매각
그로웰텔레콤 외자유치 차질 우려
  • 등록 2004-08-04 오후 2:16:57

    수정 2004-08-04 오후 2:16:57

[edaily 권소현기자] 그로웰텔레콤(035780)그로웰메탈(070080), 그로웰전자(009220)가 무주공산 신세가 됐다. 최대주주인 그로웰산업이 담보로 제공한 이들 계열사 주식이 반대매매되면서 전량 장내에서 처분됐기 때문이다. 아직 회사측에서는 최대주주가 누구로 변경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다 최근 주가급락에 대한 조회공시에서 이같은 주식담보대출 사실에 대해서는 함구한채 정보로서 가치가 떨어지는 사업 진행상황에 대해서만 간단히 언급한 바 있어 주주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급락 이유 있었네 최근 특별한 악재도 없이 그로웰 3사의 주가는 연일 하한가 행진을 이어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그로웰 3사의 하한가 행진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됐다. 그로웰텔레콤과 그로웰전자는 오늘까지 6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고 그로웰메탈은 전일 하한가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5% 이상 떨어졌고 오늘도 하한가를 기록중이다. 그로웰 3사가 이처럼 동시에 하한가까지 밀리자 코스닥증권은 지난달 30일 주가 급락에 대해 공시할 것을 요구했고 회사측은 현재 진행중인 사업에 대해 간단히 밝혔을뿐 특별한 악재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3일 코스닥증권시장은 다시 그로웰 3사에 대해 최대주주 지분매각설에 대해 조회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로웰 3사는 모두 "최대주주인 그로웰산업이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으나 최근 주가하락으로 반대매매되면서 장내에서 처분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현재 담보권 행사된 수량 및 시기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로웰산업 관계자는 "신규 사업에 실패하고 재무상황이 안좋아지자 은행권으로부터 부채 상환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더이상 제도권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보유 주식을 담보로 사채를 썼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 그로웰산업과 코스닥 등록 계열사 3사, 그로웰엔지니어링까지 5개사 전체의 부채는 지난 2002년말 860여억원에서 555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는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 그러나 주가 하락으로 그로웰산업이 제공했던 주식담보 물량이 시장에 흘러나오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그로웰산업이 담보로 제공한 계열사 주식은 메탈이 540만주(28.6%), 텔레콤이 781만주(17.7%), 전자가 946만주(54.67%)다. 이와 함께 그로웰산업 박정서 회장과 특수관계인 박훈서 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1% 안팎의 주식도 같이 담보로 제공됐다. 그로웰산업은 이같은 물량이 전량 매각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주들은 이같은 사실을 미리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자금중개 전문가는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을때 담보로 제공한 물량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회사측이 모르고 있었을 리 없다"며 "반대매매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어짜피 공시해야할텐데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무주공산..향방 불투명 이처럼 그로웰 3사가 주인없는 회사가 되자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외자를 유치키로 계약을 체결한 그로웰텔레콤의 경우 자칫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로웰텔레콤은 지난 7월26일 미국 사이먼사로부터 총 4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사이먼사를 대상으로 10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며 이후 최대주주는 사이먼사로 변경된다. 그로웰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사이먼사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식담보대출 자체가 모회사의 열악한 자금사정을 증명해주는 만큼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로웰전자와 메탈의 전망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로웰산업 관계자는 "부도가 났거나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은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혼란상태를 정비해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영진 역시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긴급 회의를 소집해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장 최대주주가 누구인지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뾰족한 수는 없다. 이에 따라 그로웰그룹을 만들었던 박정서 회장의 꿈도 거품이 됐다. 박 회장은 지난 2001년 경방기계를 인수, 그로웰메탈과 그로웰전자로 인적분할하고 코스닥 등록업체였던 재스컴까지 인수해 그로웰텔레콤으로 편입했다. 그로웰산업을 지주회사로 4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로웰그룹은 리퀴드메탈이라는 꿈의 신소재에 진출, 화려한 비상을 꿈꿨으나 사업성 부족으로 실패하면서 자금압박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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