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미라 된 4살, 고통 어땠을지”…法, 친모에 ‘징역 35년’ 선고

  • 등록 2023-06-30 오후 1:21:24

    수정 2023-06-30 오후 1:21:24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미라처럼 뼈가 드러난 채 사망한 4살 가을이(가명)의 친모에게 법원이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30일 부산지법 형사6부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 A씨에게 징역 35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또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4살 가을이가 사망했을 당시 모습.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A씨는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6시부터 가을이가 밥을 달라고 보챈다는 이유로 가을이의 얼굴과 몸 등을 수차례 폭행해 병원을 찾았으나 숨지고 말았다. 사망 당시 가을이의 키는 87cm, 몸무게는 또래의 절반인 7㎏도 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을 오랜 기간 동안 밥을 굶기고 강도 높은 폭력을 행사해왔다. 피해 아동이 느꼈을 육체적·정신적 고통과 범행의 잔혹성 등을 고려하면 최대한의 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 아동은 학대, 방임, 유기에 의해 사망 당시 모습이 흡사한 미라와 같이 뼈와 살갗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며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엄마의 이기심 때문에 엄마로부터 보호받을 마지막 기회에서조차 보호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은 자신을 사랑하고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었던 엄마에 대한 피해 아동의 사랑과 신뢰를 배신한 것”이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재판 과정에서는 친모 A씨가 동거녀 B씨와 남편 C씨의 강요로 1년 반 동안 1574회의에 걸쳐 성매매를 한 사실도 나타났다.

2020년 8월 가정 폭력을 견디다 못해 가을이를 데리고 집을 나온 A씨는 그해 9월부터 인터넷으로 알게 된 B씨 부부 집에서 기거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A씨에 성매매를 요구했고 이로 번 돈이 1억 2000만 원에 달했으며 모두 B씨의 통장으로 들어갔다. A씨는 B씨가 정한 하루 할당량인 30만 원을 채워야 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한 이들은 A씨가 이로인한 스트레스로 가을이를 폭행할 때에도 묵인해왔으며, 지난 6월부터는 6개월간 가을이에 하루 한끼 분유를 탄 물에 밥을 말아 먹이거나 굶기기 일쑤였다.

이에 대해 A씨는 지난 1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B씨 부부와 함께 살며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었는데 왜 가을이에 주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가을이가 (밥을) 달라고 안 해서 기다렸다가 주자고 해서 주지 않았다”고 답했다.

A씨는 B씨 가족과 외식을 하러 나갈 때에도 가을이를 데리고 가지 않았다. 이에 대해 A씨는 “가을이가 앞이 안 보이고 사람들이 가을이를 학대했다고 신고할까 두려워 데려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가을이는 A씨의 폭행으로 눈을 다쳐 사시 진단과 시신경 수술 등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실상 시력을 잃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검찰은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해 A씨에 무기징역을 선고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한 바 있다. B씨에게는 아동학대 살해 방조 혐의 및 성매매 강요 등의 혐의를, B씨 남편 C씨는 아동복지법위반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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