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소설가 한승원은 딸이자 후배 소설가 한강(46)의 맨부커상 수상을 “아내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16일(현지시각)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을 거머쥐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강의 아버지이자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을 펴낸 소설가 한승원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딸이 자신을 진작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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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 한승원은 “딸이 아버지를 뛰어넘었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효도 아니겠냐”며, “1970년대, 1980년대를 살아오면서 유복하지 못했다. 넉넉한 원고료도 받지 못했고, 제가 전업 작가로 살다보니까. 딸이 어릴 적 집에 이런 책, 저런 책이 널려 있으니까 많이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승원은 “아내한테 고맙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대개 동료 작가들은 아내들이 (아이들에게) 남편처럼 소설 쓰지 마라, 그리고 대개 소설가나 시인의 아들, 딸들은 머리를 영리하게 타고났는데 그것을 문학하는 데 쏟을 게 아니라 ‘법가로 가거라’, ‘너는 의사로 가거라’라는 식으로 아내들이 교통정리를 해 버린다. 그런데 우리 아내는 교통정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승원은 이어 “우리 큰아들도 소설가고, 딸 강이도 소설가다. 막내아들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소설가 집안이다”라며, “우리 아내는 자식들을 기를 때 하고자 하는 것을 하고 살아라. 그렇게 교통정리를 하지 않고 아주 자유분망하게 놔주는 그런 쪽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우리 딸의 결과도 우리 아내가 가져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