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은 이 실장이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여당은 성완종 전 회장이 참여정부에서 두 차례 받은 특별사면을 거론하며 역공하는 등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 실장 “진위 여부 떠나 이름 오르내린 것 송구”
이 실장은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있는 내 이름이 진위 여부를 떠나 오르내리게 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성완종 리스트란 말을 사용하지 않고 ‘최근 논란이 된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이 실장은 “저는 금번 사건이 우리나라가 더 깨끗하고 투명한 나라로 거듭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저를 비롯한 비서실 전 직원들은 마음가짐과 자세를 다시 가다듬고 국정 운영이 당초 의도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업무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완구 국무총리도 사퇴했는데 이 실장도 사퇴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묻자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고 사퇴에 대해 여기서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실장은 수사 결과 혐의가 입증되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에서) 혐의가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그만둘 용의가 있다”고 했다.
다만 “저는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은 아닌데,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 갖고 사퇴 여부를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며 “이름 석자가 올랐다고 해서 (사퇴하는 건) 제 자존심도 용납을 하지 않는다”고 검찰 수사에 따른 진위 여부가 가려지는 게 우선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野, 대통령 측근비리 부각…與, 成사면으로 반격
새정치연합은 이날 회의에서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박근혜 대통령 측근 비리임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안규백 의원은 “성완종 게이트의 핵심은 대통령 측근들인데 물타기식으로 과거 사면 문제를 들고 나온 건 견강부회도 이런 견강부회가 없다”며 “그럼 단군 이래 전 정권에 대해 다 (조사)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찬열 의원은 “비서실장이 3명이나 연루되는 상황이 단군 이래 대한민국 역사가 있는 한 또 있겠나. 까마귀 소굴 아닌가”라면서 “리스트에 올라온 자체만으로도 사퇴하고도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성 전 회장의 특사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심학봉 의원은 “이석기가 2003년 8월 가석방이 됐는데 가석방이 되려면 형기를 반 채워야 하는데 이건 굉장한 특혜였다”고 지적했다.
우병우 민정수석 출석 놓고도 공방
여야는 최근 사정정국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의원은 “우리 당에서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참석을 여러차례 요청한 바 있다”며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여러 의혹과 의문을 해소하려면 이 분이 참석해야 한다”고 했다.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은 “우 민정수석이 만약 국회에 나와 답변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발언을 했다고 치면 아마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할 것”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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