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3남 윤재승 장악..측근 인사 전면배치

부사장에 최측근 윤재춘 전무 승진..본부장급 대거 교체
형제들 배제하면서 조직 장악력 확대
  • 등록 2014-10-06 오전 10:43:00

    수정 2014-10-06 오후 3:44:57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대웅제약을 장악하면서 지주사 회장에 오른 윤재승 부회장이 측근 인사를 요직에 배치하며 본격적인 2세 경영에 돌입했다. 그동안 둘째 형인 윤재훈 부회장과 후계 경쟁을 벌이며 한때 잠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결국 최종 승자는 윤재승 부회장이 차지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회사 경영에 참여해 온 형제들은 모두 손을 뗐으며 윤 부회장의 최측근들이 요직에 배치됐다.

윤재승 대웅제약 부회장
대웅제약(069620)은 지난 1일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던 윤재춘 전무를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승진 발령했다. 윤 부사장은 윤재승 부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윤 부회장과는 친인척 관계다.

그동안 해외사업, 생산·경영관리를 맡아온 윤 부사장은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윤 부회장이 대웅제약을 떠났을 때에도 계속해서 보필하며 관계의 끈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사장은 충북 오송 공장 건설 전반을 관리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의약품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삼일회계법인의 김재식 전무를 경영기획본부 및 일반의약품 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한 것도 이례적이다.

대웅제약은 또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새롭게 발탁했다. 윤 부회장의 해외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된 인사다. 윤 부회장은 최근 중국 제약사 바이펑을 인수하고 보툴리눔제제 ‘나보타’의 해외진출을 진두지휘할 정도로 해외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는 3남인 윤 부회장이 대웅제약의 지주회사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최측근 인사들을 주요 요직에 배치하면서 본격적인 ‘윤재승체제’의 출범을 알렸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여전히 형제들은 배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때 윤 부회장과 후계자 경쟁을 펼쳤던 윤재훈 전 대웅제약 부회장과 대웅제약의 부사장을 역임했던 윤영씨 모두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윤 부회장은 이미 형제들과의 지분 경쟁에서 이미 우위를 점했다. 대웅제약을 지배하고 있는 대웅은 윤영환 명예회장의 4남매가 지분을 고르게 보유하고 있다. 3남인 윤 부회장이 가장 많은 11.61%를 보유 중이지만 장남 윤재용씨(10.51%), 차남 윤재훈씨(9.7%), 장녀 윤영씨(5.42%) 등과 큰 차이가 없다. 윤 부회장은 장남 재용씨와는 우호적 관계다.

무엇보다 윤 부회장은 대웅의 주식 9.98%를 보유한 대웅재단을 장악하고 있다. 윤영환 회장의 4남매 중 윤 부회장만 대웅재단의 상임이사로 등록돼있다.

윤영환 회장이 보유 주식을 모두 사회에 환원키로 하면서 윤 부회장의 영향력 확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지난 5월 윤영환 회장은 보유 중이던 대웅 주식 107만1555주(9.21%)와 대웅제약 주식 40만4743주(3.49%) 전부를 석천대웅재단, 대웅재단,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에 출연키로 했다. 윤 부회장의 다른 형제들이 아버지의 주식을 넘겨받을 기회가 봉쇄된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윤 부회장이 검사 출신인 만큼 지난 2년간 주도면밀하게 조직 장악력을 확대해 왔다”면서 “형제간 후계자 경쟁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기 때문에 기존 임원진을 대폭 교체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가 단행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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