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난 20일 28.7℃, 21일 28.9℃, 22일 29.3℃. 올해 최고 기온 기록이 잇따라 깨지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려면 아직 시간이 더 남았지만, 한낮의 더위로만 보면 벌써 한여름이다. 4~5월이 되면 찾아오던 황사도 없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
기상청은 “6월 이후 북태평양 고기압이 활성화될 때 불어오는 남풍의 북상이 빨라지면서 이와 같은 변화가 생겼다”고 23일 밝혔다.
매년 봄 우리나라는 대륙 고기압과 중국쪽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권 안에 들어 중국 네이멍구에서 발원하는 황사의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남서 고기압이 예년보다 일찍 북상하면서 황사를 북쪽으로 밀어냈고, 그 결과 황사가 우리나라를 거치지 않고 만주와 북한을 거쳐 사할린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여기에 따뜻한 남풍으로 유입된 대기가 정체 현상을 보였고 여기에 강한 햇볕이 지면을 달구면서 기온 상승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3월1일부터 20일까지 평균 기온은 11.2℃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기온 9.4℃보다 1.8℃ 정도 높았다. 4월 초까지 낮은 기온이 유지되며 눈까지 내렸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기온 상승은 그 어느 해보다 가파르게 보인다.
김성목 예보분석관실 사무관은 “습도가 낮아 여름이라고 보기 힘들지만 기온으로만 보면 7월 중순 날씨”라며 “여러 가지 변수 중 전 지구적인 변화가 기상에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 ▲ `소만`인 21일 서울의 한낮 기온이 30도를 육박하며 한여름 날씨를 보이자 서울 광화문 광장 분수대를 찾은 어린이가 물놀이에 흠뻑 빠져 있다. 권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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