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24일 13시 43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현대상선 증자에 KCC, 현대건설 등 주요주주들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현대그룹의 경영권 위협 불안감이 다소나마 줄어든 가운데, 현대엘리베이(017800)터 2대주주 쉰들러의 향후 청약 여부 또한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상선(011200) 주주청약(23~24일) 시기와 맞물린 지난 23일 당초 예정발행가에 비해 30%나 높게 1차발행가가 결정된 게 또 하나의 계기다.
지금까지 현대엘리 지분 확보에 19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들였던 쉰들러가 배정주식 전량에 참여한다 해도 당초 600억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자금이 현 상황에서는 최대 790억원 가까이로 늘었다.
◇ 쉰들러, 현대엘리 지분 33.4% 확보에 1936억 들여
23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보통주 36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추진중이다. 청약미달로 인해 자금조달이 차질을 빚을 위험은 없다. 최종 실권주는 대표주관 동양·대신증권, 공동주관 동부·리딩·부국·솔로몬·현대증권 등 7개 인수단이 인수한다.
아울러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현대상선이 추진중인 3264억원 증자와 마찬가지로 현대건설 인수자금으로 쓸 수 있을지는 상당히 불확실성을 갖는 조달자금이다.
현대그룹 지분이 50.7%에 달하고, 쉰들러와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는 하지만 현대그룹이 마냥 신경을 꺼놓을 수는 없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6.7% 수준이던 현대그룹의 현대엘리 지분율이 50%를 넘어선 것도 이달들어 최대주주 현대로지엠의 지분취득 열기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왔던 쉰들러의 지분 확대가 내년 현대엘리 정기주총때 이사진의 대거 임기만료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이번 증자는 쉰들러의 증자 참여 여부에 따라 지분율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쉰들러로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현대엘리 지분을 확보하는 데 들인 자금만 1936억원에 달한다. 만일 쉰들러가 배정주식(배정비율 0.4102765) 전량을 청약한다 해도 지분율은 31.3%로 낮아진다. 특히 불참한다면 22.2%로 떨어진다.
◇ 내년 1월19일 확정발행가 또 한차례 변수
게다가 최근 공들여서 쌓아 놓은 지분율이 급격하게 희석되는 게 아까워 참여를 결심했다해도 이후 증자 진행상황은 자금투입 규모 면에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이는 쉰들러 입장에서도 전량청약시 609억원을 들이면 됐으나 789억원으로 179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내년 1월19일이 되면 지금의 상황이 정반대로 바뀔 소지는 있다. 확정발행가격이 1차발행가와 2차발행가 중 낮은 가격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발행가 상승으로 인한 투입자금 부담은 현대그룹에도 해당되는 사안이다. 1차발행가를 기준으로 배정주식 전량청약 때 현대로지엠 635억원을 비롯,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들여야 하는 자금은 1198억원에 달한다. 예정발행가 대비 273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보다 안정적으로 가져가려는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자금부담에 상관없이 주어진 배정주식 만큼은 전량 청약할 개연성이 높다. 이 경우 지배구조 측면에서 얻는 것이 많다. 전량청약시 지분율이 47.5%로 낮아지기는 하지만 우리사주조합 전량청약을 전제로 할 때 우선배정분(20%. 72만주)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할 수 있다. 증자후 6.7%에 해당하는 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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