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공동락기자] 미국 정부가 미군 사상자 숫자가 급증함에 따라 이라크인들에게 정권을 조속히 이양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대이라크 정책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며 조시 W.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남부 나시리아에 발생한 트럭 폭발 사고로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이라크 정책을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토중인 방안에는 예정보다 빨리 이라크인들의 차지를 허용하고 정권을 이양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계속되는 미군 사상자의 발생과 함께 이라크 치안 위험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보고서 역시 부시 행정부의 노선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필라델피아인콰이어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CIA는 이라크인들의 미국이 주도한 연합군에 대한 신뢰가 점점 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치안상의 위협이 차츰 고조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백악관에 이미 제출했다.
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행정관 역시 백악관에서 열린 긴급회의에 참석해 이라크 자치정부에 통치권을 신속하게 이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선임한 과도통치위원회가 예정보다 빨리 자치권 이양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워싱턴 일각에서는 과도통치위원회의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라크인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유엔 결의안의 시한대로 신헌법 초안과 선거 일정에 대한 합의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위 당국자들의 자치권 이양에 대한 언급 역시 미국 정부가 현재와는 다른 형태의 이라크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를 뒷받침하고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팍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에서 성공 여부는 주권을 이라크인들에게 이양하는 것에 달려있다"며 "이라크인들이 자신들의 치안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다는 능력과 확신을 주는 문제가 사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