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월가의 낙관론 vs 투자자들의 비관론

  • 등록 2002-05-02 오후 1:56:10

    수정 2002-05-02 오후 1:56:10

[edaily 전미영기자] 미국 주식시장의 전망을 두고 월가 전략가들의 낙관론과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실제 미 투자자들이 4월 말 보인 투매양상은 월가 유명 전략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것이었다. 월가가 경제회복 및 기업수익 개선을 근거로 주식시장의 상승을 점치고 있던 시점에서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UBS워버그의 에드 케쉬너의 경우 기업수익이 반등하기 직전 주식시장은 전형적으로 랠리를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강세장 도래를 예상해왔다. 그러나 올 1분기를 마지막으로 2분기부터는 기업수익의 증가세 반전이 기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 주식시장은 전년동기비 12% 하락한 상태다. 월가 전문가들과 투자자들 사이의 간극은 왜 생기는 것일까.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수석 투자전략가 토비아스 레브코비치는 "전투장면"의 비유를 빌려 이를 설명한다. 포연이 피어오르고 총알이 귓가를 스쳐가는 가운데 보병들(투자자들)은 은신처에 모여 과연 제대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지 불안해하고 있다. 반면 장군들(전략가들)은 전투현장에서 멀찍이 떨어져 전체를 조망하면서 부대에 진격명령(매수추천)을 내려야할지 퇴각명령(매도추천)을 내려야할지 고심한다는 것. 아직도 월가의 "장군"들은 진격명령을 내리고 있다. 살로먼의 레브코비치는 마이크로소프트, IBM, 월드컴 등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망스런 분기실적 발표에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투자자들은 테크놀로지 업종이란 프리즘만으로 경제 전체를 조망하려는 오류를 범해선 안된다"면서 제조업체와 금융, 소비재산업 등 전체 경제의 96%는 분명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UBS워버그의 케쉬너도 같은 입장이다. 케쉬너는 1분기 기업실적 발표 결과 최근 8개분기만에 처음으로 월가의 전망치를 상회한 기업의 수가 부진한 실적을 낸 기업 수보다 많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기업수익 사이클의 정상적인 상승"에 힘입어 일년 안에 주식시장이 15~20%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골드만삭스의 애비 조셉 코언 역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의 랠리가 경제회복이 임박했단 기대에 근거한 것이었다면 앞으로의 랠리는 이 같은 회복세의 지속가능성에 토대를 둔 것이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미 경제는 회복되고 있으며 기업수익도 곧 경제회복세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월가가 낙관론자 일색은 아니다. 프루덴셜의 에드 야디니는 지난해 말의 랠리 과정에 올 기업수익개선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경제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지 못할 것임을 시사하는 경제지표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올해 말까지는 주목할 만한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야디니의 입장이다. 메릴린치의 리처드 번스타인도 현재의 미 주가는 예상되는 기업수익의 반등 시점과 그 규모에 비춰볼 때 "거대한 낙관론"에 기반, 상당부분 고평가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닛 판매량과 유닛당 마진을 토대로 자체집계하는 "기업불행지수"(Corporate Misery Index)의 움직임으로 볼 때 기업수익의 증가폭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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