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아버지’, 단백질 분석 AI 개발…알츠하이머 치료 신기원 열어

노벨화학상에 하사비스·점퍼·베이커 3인 공동 수상
구글 딥마인드 하사비스·점퍼
2억개 단백질 구조 예측 가능케 해
베이커는 기존에 없던 새 단백질 설계
  • 등록 2024-10-09 오후 8:22:56

    수정 2024-10-12 오전 7:19:00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왼쪽부터) 2024년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자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CEO, 존 점퍼 연구원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단백질을 만든 미국인 데이비드 베이커(62)워싱턴대 교수와 AI ‘알파폴드(AlphaFold)’를 활용해 단백질의 복잡한 구조를 분석한 영국인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48)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39)연구원을 2024년 노벨 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알파폴드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대결했던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신약 개발용 AI로, 2018년에 첫 버전이 공개된 후 2022년 ‘알파폴드2’와 올해 5월 ‘알파폴드3’가 출시됐다. 이 AI는 단백질 세부 구조를 분석하여 단백질 분자가 어떻게 생체 기능을 유지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알파폴드3는 단백질뿐만 아니라 DNA의 유전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알파폴드가 개발된 이후 3년 동안 약 2억 개의 단백질 구조가 확인됐으며, 36만5000여 종의 단백질 3차원 구조 예측이 가능해졌다. 이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과 같은 단백질 관련 질병의 발병 원인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노벨위원회는 “알파폴드2는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어 190개국에서 200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며 “이 모델을 통해 연구자들이 2억 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컴퓨터 계산을 통해 전통적 실험 수준에 맞먹는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면서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도구로, 이를 활용하면 기계의 고장 원인을 찾아 수리하는 것처럼 이전에 해결하지 못했던 바이오 및 신약 개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날 X에 “데미스 하사비스와 존 점퍼가 AlphaFold와 함께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AI, 컴퓨터 생물학, 그리고 과학 자체에 있어 기념비적인 업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구글 딥마인드가 SNS ‘X(구 트위터)’에 데미스 하사비스 CEO와 존 점퍼 연구원의 노벨화학상 수상 축하글을 올렸다(사진=구글 딥마인드 X 갈무리)


베이커 교수는 AI와 생명과학의 융합을 연구한 권위자로, 단백질 구조 예측과 설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2003년 AI ‘로제타 폴드’를 활용한 분자 설계 기법인 ‘RF 디퓨전’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로제타 폴드는 이날 공동 수상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와 존 점퍼 연구원이 개발한 단백질 분석 AI ‘알파폴드’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됐다. 베이커 교수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섰다. 이미 동료 연구자들이 단백질 설계의 단서를 찾았고, 연구를 도와준 사람들 덕분에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단백질을 만드는 거의 불가능한 업적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을 포함한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7일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한 데 이어 8일에는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문학상(10일), 평화상(11일), 경제학상(14일) 수상자가 차례로 발표된다. 수상자들은 알프레드 노벨이 그려진 금메달과 함께 노벨상 증서와 상금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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