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시공능력 순위 16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대형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것은 지난 2000년 대우건설, 2013년 쌍용건설 이후 약 10년 만이다. 태영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 3조2000억원을 감당하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렸다. 건설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원자잿값 급등으로 PF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태영건설까지 결국 워크아웃 수순에 돌입하면서 업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 서울 여의도 소재 태영건설 본사. (사진=태영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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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날 오전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전 중 채권은행에 채권단협의회를 구성하자고 통보할 예정이다. 채권단과 태영건설은 기업개선 계획을 세워 기업 정상화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현재 태영건설의 PF 대출은 약 3조2000억원에 이른다. 태영건설은 이날 만기가 돌아온 480억원의 서울 성수동 오피스 빌딩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했다. 성수동 오피스2 개발 사업의 대주단인 KB증권(191억원), NH농협캐피탈(191억원), 키움저축은행(50억원)이 차입금 만기 추가 연장을 해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재 보유한 현금으로 이번 만기 상환을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번 대주단의 선례가 줄줄이 이어질 다른 사업장에도 똑같은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태영건설은 1980년대 말 1기 신도시 조성 사업 등을 통해 성장하며 1990년 국내 첫 민간 방송 사업권까지 따내는 발판이 된 회사다. 태영건설은 SBS를 소유한 태영그룹의 모태 기업이다.
그간 태영건설은 90세인 윤세영 창업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고 주요 계열사와 자산 매각에 나서는 등 유동성 위기에 총력 대응을 기울였다. 하지만 예정된 차입금 만기를 넘기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중견 건설사지만 중소형·대형 건설사 모두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내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태영건설까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위기 의식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