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L-SAM, 탄두 아닌 추진기관 정확히 타격할 정도로 정밀

국방부,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시험 현장 언론 공개
요격 성공으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청신호’
2025년 양산 목표…향후 정식 시험평가 등 개발 박차
  • 등록 2023-06-01 오전 10:55:08

    수정 2023-06-01 오전 10:55:0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높은 고도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이하 L-SAM)가 네 번째 시험 발사에도 성공함에 따라 개발 완료를 눈앞에 두게 됐다. 국방부는 1일 “L-SAM은 올해 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개발 완료한 후 2025년 양산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전력화 계획에 따라 2020년대 후반께 군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달 30일 ‘L-SAM 종합 유도 비행시험’ 전체 과정을 국내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이번 시험은 북한 탄도미사일을 모사한 표적탄을 탐지 추적하고, 목표 고도에서 실제 요격하는 실전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공개 실사격은 작년 11월 표적탄을 처음 요격한 이후 진행된 네 번째 시험이었다. 목표로 설정된 고도에서 표적탄의 탄두가 아닌 추진기관을 정확히 요격해 격파했다. 과거 탄두를 직격했더니 해상으로 탄피가 너무 많이 쏟아져 수거에 어려움이 있어 추진기관 직격으로 사격 방식을 바꾼 것이다.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장은 “어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우리나라 시험장의 여건에 맞게 추진기를 타격하는 것으로 설정했다”며 “실전에서도 목표 지점을 선택해서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고 했다. L-SAM은 앞서 진행된 세 차례 요격 시험에도 한 번을 제외하고 두 번 표적탄을 직격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달 30일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진행된 L-SAM 종합 유도 비행시험에서 요격 미사일이 화염을 뿜으며 솟구쳐 오르고 있다. (출처=국방과학연구소)
3단 구조인 L-SAM은 추진기관(1·2단), KV(3단)로 이뤄졌다. 1·2단은 음속을 넘어서는 속도로 비행하며 KV에는 IR(적외선) 탐색기(시커)가 있다. 시커가 요격할 미사일의 추진기관에서 발생하는 열 등 표적 정보를 정확하게 추적한다. 이 정보를 토대로 KV는 자세 추력 제어 장치를 이용해 탄도미사일을 직격해 격파하게 된다.

L-SAM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정점 고도를 찍은 후 하강할 때 고도 50~60㎞에서 요격하는 상층 방어체계에 속하는 무기다. 만약 L-SAM이 요격하지 못하는 미사일은 고도 40㎞ 안팎에서 패트리엇(PAC-2/PAC-3)과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인 천궁-Ⅱ가 요격에 나선다. 다층적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다. 이같은 체계가 구축되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상층과 하층에서 여러 번 대응할 수 있어 요격 확률이 더 높아진다.

이번 시험 발사 현장을 참관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L-SAM은 다층 방어체계의 핵심 전력”이라며 “미국의 사드(THAAD)에 버금가는 수준인데, 앞으로 L-SAM 개량형(Ⅱ)까지 개발하면 미국 수준 못지않은 방어체계를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L-SAM-Ⅱ, M-SAM 블록-Ⅲ 개발도 조기에 착수해 북한의 어떠한 미사일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수직·수평적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신속히 구축해줄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군은 L-SAM 보다 요격 고도가 높은 고고도 요격유도탄과 북한의 초음속 활공 미사일을 요격하는 요격유도탄을 각각 확보하는 L-SAM 개량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고도 요격 유도탄은 6년 후인 2026년에, 초음속 활공 미사일 요격유도탄은 2030년 이후에 각각 양산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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