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전 美대북특별대표, 보잉사 부사장으로 영입

트럼프 전 행정부서 대북대표·부장관 역임
칼훈 CEO "글로벌 리더들과 협상 주도 중요"
  • 등록 2023-04-05 오전 10:15:26

    수정 2023-04-05 오전 10:15:2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지낸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사진= AFP)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잉은 비건 전 부장관을 글로벌 공공정책 담당 선임부사장으로 임명했다.

데이비드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미국과 전 세계의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중요한 관계를 강화하고, 전략적인 글로벌 공공정책 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위한 노력을 심화시키기 위해 비건 부사장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공화당 소속인 비건 전 부장관은 미국 미시간대에서 러시아어와 정치학을 전공했다. 그는 미 의회와 행정부에서 외교 업무를 맡아왔으며,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국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포드에서 국제담당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18년 8월 조셉 윤에 이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됐다.

비건 전 부장관은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10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 등을 지휘하며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보잉은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사업 환경을 둘러싼 대외 요인이 격변하는 시기를 맞아 민관에서 두루 국제적인 경험을 쌓은 비건 전 부장관을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보잉이 에어버스와 경쟁하면서 까다로운 국제 정세를 맞닥뜨리고 있는 가운데 비건 전 부장관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칼훈 CEO는 “우리 회사와 업계 전체와 관련된 새로운 정책 변화에 대해 전 세계 의사결정자들과의 논의를 주도하는 것은 우리 사업에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잉은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 탓에 중국 항공사가 주문한 130여대의 보잉 737맥스 항공기를 중국에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소유한 중국 동방·남방항공은 지난주 올해 보잉 737맥스 인도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보잉은 지난 달 사우디아라비아가 설립한 제2 국적 항공사인 ‘리야드 에어’(Riyadh Air)에 보잉 787 드림라이너 78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추가 옵션(43대)까지 합하면 사우디는 보잉 항공기 121대를 구매할 수 있다. 백악관측은 계약 규모를 370억달러(약 48조원) 규모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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