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법원 로비' 의혹 녹취록…국힘 "퍼즐이 맞춰졌다"

  • 등록 2022-03-08 오전 11:13:57

    수정 2022-03-08 오전 11:13:57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선거법 위반 재판 과정에서 대법원 로비 정황을 연상케 하는 녹취록이 공개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재판거래 의혹 퍼즐이 맞춰졌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를 눈앞에 두고 이재명 후보의 비서 리스크가 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전날 JTBC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던 2020년에 이 후보의 첫 수행비서였던 백모 씨가 은수미 당시 성남시장의 정무비서관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대법원에 로비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며 해당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녹취에 따르면 백씨는 당시 성남시장 정무비서관과 통화하면서 “대법원 라인 우리한테 싹 있어. 우리가 대법원 하잖아. 그동안 작업해 놓은 게 너무 많아서 대법원 라인이 우리한테 싹 있다. 우리가 대법원을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허 수석대변인은 “수행비서는 공직자의 치부를 가장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은밀한 통화나 만남을 바로 곁에서 듣고 보기 때문에, 공인된 측근보다도 사건의 내막을 상세히 아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내부자들끼리의 은밀한 통화였다. 전직 성남시 공무원이 현직 성남시 공무원에게 경기도지사의 정치적 행동에 대한 내밀한 정보를 전달하는 맥락이었기에 거짓을 퍼뜨릴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금 국민의 뇌리 속에는 김혜경 씨의 실체가 비서에 의해 낱낱이 드러난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도 이 후보 측은 허위사실이라고 잡아뗐지만, 비서 간의 은밀한 통화 내용은 결국 진실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허 수석대변인은 “재판거래 의혹은 김만배 씨가 2019년 7월 16일부터 2020년 8월 21일까지 8차례에 걸쳐 권순일 전 대법관실을 방문한 것이 알려졌을 때 논란이 됐다”며 “이재명 후보의 전 수행비서가 문제의 통화를 한 것은 2020년 2월 13일이다”고 주장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사진=연합뉴스)
허 수석대변인은 “수행비서가 얘기한 ‘작업’이 바로 김만배 씨의 이 행적을 가리키는 것이란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며 “김 씨는 대법원에 이발을 하러 간 것이 아니라, 이 후보를 구하기 위한 로비를 하러 갔다고 보는 게 훨씬 더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가”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재판거래는 대장동 게이트와 더불어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의혹의 중심에 있는 사건이다. 정치권력과 대법원의 유착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가늠할 수 없는 정치적 파국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중대한 사건의 실체를 밝힐 통화 녹취가 불과 대선 이틀 전에 공개됐다는 것에 큰 유감을 느낀다. 실체 규명이 먼저였어야 했는데, 국민이 우선 투표로 심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허 수석대변인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비리 의혹을 수사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녹취록과 관련해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첫 수행비서 대법원 관련설’은 근거 없는 상상력이 빚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이는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이므로 엄중하게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보단은 “보도에 언급된 백모씨는 성남시장 초선 당시인 2013년 하반기 사직했으며, 그 이후로는 이재명 후보 관련 업무를 하지 않았다”며 “(기사에 언급된) 임모 씨 또한 성남지역 정당인으로서 성남시장 인수위 활동을 했을 뿐 그 외에 후보자와 관련된 일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보단은 이어 “보도된 녹취록 내용은 백모씨와 임모씨가 각각 사인 간의 지극히 사적인 대화에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허세성 발언을 한 것에 불과하다”며 “선거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이미 사실이 아니라고 법적 조치를 예고한 내용까지 재탕하는 것은 국민의 신성한 권리행사를 흐리는 행위임을 명심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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