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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말 ‘리츠 공모·상장 요건’을 대폭 완화한 가운데 홈플러스 리츠의 흥행 여부가 향후 리츠 시장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 급증에 대형마트의 실적악화가 고민거리로 떠오른 시점에서 안정적인 투자처인지를 두고 의문도 나오는 상황이다.
“상장 후 2년간 배당수익률 7% 보장”
홈플러스 리츠는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일정과 사업계획을 밝혔다. 오는 13일까지 수요예측을 마치고 3월 18~20일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공모 희망가는 4530~5000원으로 총 공모액 범위가 1조5650억~1조727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IPO시장 전체 공모금액(2조6000억원)의 66%(최고가 기준)에 달하는 매머드급 규모다.
홈플러스 리츠는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스토어즈가 소유한 대형마트 81개점 가운데 51개점을 공모자금으로 매입한 뒤 임대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임대료는 매년 고정으로 2.5%를 인상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리츠가 상장 후 첫 2년간 내건 목표 배당수익률은 7%대다. 세부적으로 올해 배당수익률은 6.6~7.0%, 내년 배당수익률은 전년보다 높은 6.9~7.4%다. 싱가포르 포춘리츠(Fortune REIT)와 일본 이온리츠(AEON REIT) 등 글로벌 리츠의 배당수익률이 각각 5.5%, 3.6%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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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리츠 공모·상장 활성화 방안’도 리츠 투자에 긍정적인 요소다. 정부는 주택도시기금(기존 사모리츠 한정)의 공모리츠 시장 투자를 허용하고 완공 건물을 임대사업하는 리츠는 상장 예비심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리츠에 쉽게 투자하도록 요건을 대폭 완화한 것이다.
실적 부진에 ‘수익률 유지될까’ 의문도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리츠의 흥행에 물음표를 내놓기도 한다. 무섭게 덩치를 키우던 오프라인 유통망이 실적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안정적 수익률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일반 오피스빌딩과 달리 활용이 제한적인 점도 불안 요소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는 “온라인 사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필요성은 여전하다”며 “매장 이외 부동산 개발이나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팀 수석전문위원은 “여전히 창고형 할인점 등을 찾는 수요가 적지 않아 당장 매출 급감에 대한 우려를 내놓는 것은 기우일 수 있다”면서도 “1인 가구 증가로 온라인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마트 매출은 점진적으로 둔화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최근 매출 부진에 문을 닫는 대형마트 부지에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는 등 용도 전환 사례가 늘고 있다”며 “마트 운영만으로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