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리본마라톤] 42.195 한마음으로 달린 풍성한 축제(종합)

풀코스 남 김환목 씨 여 문선미 씨 우승
하프코스 남 데이비드 피터 씨 여 김영아 씨 1위
곽재선 회장 "실종 아동 문제, 앞장서겠다"
  • 등록 2015-09-19 오후 2:53:42

    수정 2015-09-20 오전 8:19:34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린 ‘제9회 그린리본 마라톤 대회’를 찾은 참가자들이 힘찬 출발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최훈길 이석무 한정선 이정현 기자] ‘탕!’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 울렸다. 실종 아동의 무사 귀가를 기원하는 3000여 개의 마음이 달렸다. 하늘은 높았고 따뜻한 햇볕이 대회에 열기를 더했다. 시원한 가을 바람이 마라토너들의 땀방울을 닦았다.

이데일리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공동 주최한 제9회 ‘2015 그린리본마라톤대회’가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일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 9회를 맞아 풀코스(42.195km)가 신설돼 100여 명의 마라토너가 달렸다. 올해는 구성이 더 풍성해졌다. 대회는 마스터스 부문 풀코스, 하프코스, 10km, 5km, 커플(10km), 가족(5km) 코스가 마련됐다. 42.195km 풀코스에서 2시간 53분 5초 85로 남성부 1등을 차지한 김환목(54·서울 서대문구)씨는 건강 회복을 위해 시작한 마라톤으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직장 생활하면서 키 177cm에 체중이 80kg을 넘었고, 고지혈증, 고혈압까지 겹쳤다”며 “건강을 지키자는 생각으로 마라톤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30분 34초에 여성 1위를 차지한 문선미(39)씨는 “가을인데도 너무 더워서 혼났다”며 물을 들이켰다. 하프코스 남자 1위는 케냐 출신 데이비드 피터(27)씨, 여자 1위는 김영아(37)씨가 차지했고, 10km 남자 1위는 이홍구(43) 씨, 여자 1위는 황순옥(42)씨가 우승했다.

사전 신청을 한 3000여 명의 시민은 그린 리본을 상징하는 연두색 티셔츠를 입고 한마음 한뜻으로 달렸다. 주말을 맞아 마라톤을 즐기려는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가족끼리 대회에 참가한 이수화(36) 이경준(34) 남매는 “평소에도 달리를 통해 건강을 챙겼는데 그린리본마라톤대회는 실종 아동 돕기라는 의미가 담겨 더 특별하다”며 “다음 대회에는 온 가족이 풀 코스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동호회 참가도 줄을 이었다. 대회에 참가한 주식회사 골든블루의 마라톤 동호회 ‘OTOM’의 이름은 ‘원 팀 원 마인드(One Team One Mind)’에서 따왔다. 건강도 챙기고 팀워크도 살리고 일거양득이다. 안산의 ‘와~마라톤’ 동호회는 출범 3년째인 신생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두 부문에서 우승자를 냈다.

실종 아동을 위하는 마음에는 국경도 없었다. 하프코스 남자 우승자 데이비드 피터(27)씨는 마라톤 강국 케냐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다. 그는 “마라톤을 통해 한국 친구들을 만났다”며 “좋은 의미를 담은 대회인 만큼 내년에도 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바람을 남겼다.

유명 연예인도 뜻을 함께 했다. 제9회 그린리본마라톤대회 홍보대사를 맡은 배우 엄태웅은 “나 역시 아버지이기에 실종 아동이 발생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라며 “보호받으며 자라야 할 아이들이 위험에 처하지 않는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걸그룹 나인뮤지스와 그룹 하이포, 뮤지컬 배우 김사은도 함께 했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걸그룹 마마무를 필두로 그룹 보이프렌드, 힙합듀오 언터처블이 부대 행사에 올랐다.

행사장 인근에는 실종아동 예방을 위한 경찰청의 지문 등록 서비스를 비롯해 어린이 재단의 아동 실종 예방 교육, 미아방지용 스마트 팔찌를 나눠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축제의 열기를 더하는 페이스페인팅과 피로를 풀어주는 마사지서비스도 진행됐다.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린 ‘제9회 그린리본 마라톤 대회’를 찾은 참가자들이 힘찬 출발을 하고 있다.(사진=한대욱기자)
그린리본마라톤대회는 실종 아동 찾기 및 미아방지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2007년 10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그린리본걷기대회’로 시작해 마라톤 대회로 확대됐다. 그린리본은 1983년 미국에서 ‘실종아동의 날’(5월 25일)이 제정될 당시 실종 아동 모두가 무사히 집에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쓰인 후 실종 아동 예방 캠페인을 위한 대표적인 상징이 됐다. 올해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서울특별시, 경찰청의 후원으로 열렸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류경기 서울 행정1부시장은 “지난해 실종 아동이 2만1000여 명에 이르며 서울에도 4200명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라며 “매년 노력을 기울여 실종 아동이 줄어드는 추세이나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시와 경찰이 협력해 실종 아동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그린리본마라톤대회는 실종 아동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자리인 만큼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다는 마음으로 함께 달려달라”고 당부했다.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올해 대회도 많은 시민의 참여로 뜻깊은 행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이데일리는 실종 아동 문제에 대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제9회 그린리본마라톤대회 우승자 명단>

△ 42km 풀코스 남성 1위 김환목(54·서울 서대문구)씨

△ 42km 풀코스 여성 1위 문선미(39·경기도 안양)씨

△ 21㎞ 하프코스 남성 1위 데이비드 피터(27·케냐)씨

△ 21㎞ 하프코스 여성 1위 김영아(41·서울 은평구)씨

△ 10㎞ 남성 1위 이홍구(43·경기도 수원)씨

△ 10㎞ 여성 1위 황순옥(42·경기도 안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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