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급락한 국제유가가 국내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밤사이 4.14달러 떨어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다시 130달러대로 내려오면서 투자심리 안정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고, 뉴욕증시는 이에 화답하듯 모처럼 급등세 속에 장을 마감했다.
신용경색 위기감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시장에 팽배한 상황이지만 이날 하루 글로벌 투자자들은 유가급락 소식에 이같은 고민들을 잊은 듯 했다.
결국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8.16포인트(1.20%) 오른 1525.56에 마감하며 국제유가 급락이라는 호재를 제대로 만끽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와 홍콩 H지수 등 인근 아시아 증시들도 랠리를 펼친 하루였다.
다만 2분기 역시 두 자릿수대의 GDP 성장률을 이어간 중국은 긴축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장중 하락세로 반전했다.
중국의 하락반전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코스피 역시 상승폭이 대폭 축소됐다. 상승세로 마감하긴 했지만 장중 고점 1546.84보다 20포인트 이상 되돌리며 마감한 것.
외국인은 1318억원 순매도를 보이면서 29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순매도를 시작한 지난달 9일 이후 누적 순매도 규모만도 8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계속된 물량유입으로 7조5000억원 수준에 다다른 매수차익잔고도 그동안 출회 기회를 엿보다 일부 물량을 털어냈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로 635억원의 순매도가 기록됐고, 비차익거래로는 634억원이 나왔다. 총 순매도 규모는 1270억원.
주가가 반등하자 그동안 잔뜩 움추려 있던 증권주들이 환호하며 이를 반겼다. 한화증권(003530)은 상한가까지 올랐고, HMC투자증권(001500)과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등 수출주 들도 견조한 모습이었다. 삼성전자(005930)가 4% 넘게 오르며 지수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LG전자도 2.8%라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무엇보다 유가급락의 주인공은 항공 해운 등 운송주였다. 한솔CSN(009180)은 7% 넘게 급등했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도 이륙에 성공했다.
이건희 회장의 집행유예 판결을 반기며 삼성그룹주들이 강세를 보였고, 예보와의 국제중재 판정에서 유리한 결과가 기대되는 한화그룹주들도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거래도 모처럼 늘었다. 거래량은 3억1593만주로 전날보다 증가했다. 대신 거래대금은 소폭 줄어든 4조5105억원.
10개 상한가 종목 포함 563개가 올랐고, 5개의 하한가를 포함해 253개가 떨어졌다. 보합은 7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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