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에 따르면 올 여름 휴가기간 일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관광객 수는 약 55만 명. 이 중에는 여름 세일을 겨냥한 여성 쇼핑 관광객이 상당수다. 요즘 이들의 쇼핑 리스트에 그릇, 주방용품 등 리빙제품이 추가됐다.
한국에는 없는 그릇도 많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신혼주부, 주방용품 마니아들에게 입소문이 난 도쿄의 그릇도매상가 '갑파바시(かっぱ橋) 도구거리'를 둘러봤다. 값비싼 명품쇼핑이 아니다. 100엔(약 984원, 1엔=9.84원 기준)대 포크와 젓가락 받침대, 200엔대 식기…, 소박하지만 아기자기한 보물찾기 여행이다.
지하철 긴자센(銀座線) 다와라마치(田原町)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와 뒤돌아서 우회전한다. 200m 가량 걸어가면 꼭대기에 커다란 주방장 모형이 세워져 있는 '니이미(ニイミ)양식기점'이 나온다. 그 옆으로 뻗은 길이 90년 역사를 가졌다는 '갑파바시 도구거리'. 유명 관광지 아사쿠사(淺草)에서 걸어서 15분,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다.
800m 가량의 긴 도로 좌우로 일식기점을 비롯해 양식기, 중식기, 제빵전문점, 포장용기 전문점 등 170여개의 그릇 가게가 들어서 있다. 가격은 일반 소매점보다 20~30% 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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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주방소품은 '키친월드 TDI'라는 직수입가게를 둘러보면 편하다. 디저트포크와 찻숟가락(각각 175엔부터), 푸 모양 주먹밥틀(300엔)과 두 개짜리 키티모양 스시틀(420엔) 등 일본 특유의 앙증맞은 조리기구와 식기가 가득하다. 물에 희석시켜 사용하는 물고기 모양 유리병전용 세제, 돼지모양 주방장갑같이 선물로 좋은 아이디어 상품도 많다. 1층엔 수입품이, 2층엔 일본그릇이 있어 한번에 쇼핑하기 편하다.
입구의 '니이미 상점'은 이탈리아 식기나 아기그릇 사기에 좋다. 자동차 모양의 어린이 식판 2000~3000엔대, 어린이 유리컵 200~300엔대. 마주하고 있는 일식기 전문점 '덴가마(田窯)'는 수공으로 만든 질 좋은 일식기를 판다. 300엔대짜리 밥공기와 컵도 쓸만하다. 숟가락이 딸려있는 카레용 그릇은 900엔, 2000~3000엔대 고급식기도 있다. 이 가게에선 30~40% 세일해서 파는 매대 상품도 노릴 만하다. 5개들이 종지가 800엔 정도다.
거리 중간쯤에 위치한 '가마아사상점'은 화로와 철기로 유명한 가게. 고급 일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숯불구이 화로를 3000엔부터 살 수 있고, 전골용 냄비, 샤브샤브 냄비는 2000엔부터 시작한다. 사시미칼 등 부엌용칼도 구비하고 있다. 일본 황궁에 납품하는 그릇가게 '아사이상점'에서는 쿠키틀과 미니샌드위치틀 세트(1439엔)를 살 만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9, 10시~오후 5, 6시. 토요일에는 90% 정도 문을 열지만, 일요일에는 30%만 영업한다. 신용카드는 대부분 받지 않는다. 구입할 만큼 현금을 넉넉히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철 냄비나 화로 같은 무거운 그릇을 샀거나 대량 구입했다면 지하철역 근처 우체국에서 부치면 된다. 10㎏을 항공(10일 소요)으로 부치면 7850엔, 배(20일 이상 소요)로 부치면 3750엔이 든다. 20㎏은 각각 1만1850엔, 5750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