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플)중국으로 간 `영욕의 소니 前사장`

일본의 간판 경영인, 중국판 구글로 `이적`
  • 등록 2007-06-27 오후 1:37:21

    수정 2007-06-27 오후 2:08:19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세계적인 가전업체 소니와 영욕의 세월을 함께 했던 일본의 스타 경영인이 중국 인터넷 기업의 명함을 갖게 됐다.

2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엔진인 바이두닷컴은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일본에서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경영인 이데이 노부유키 전 소니 사장(사진)을 영입, 지난 14일자로 독립이사에 선임했다.

이데이 노부유키 전 사장은 샐러리맨으로 입사해 1995년 소니의 제6대 사장으로 발탁된 입지전적인 인물. 그의 `치세`하에 소니는 `디지털 드림 키즈(Digital Dream Kids)`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디지털화와 네트워크화를 추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자업체로 우뚝 섰다.

그러나 이데이 전 사장은 디지털 기기와 콘텐트의 융합에만 주력하다 디지털 평판 TV 시장에 진출하는 적기를 놓치면서 `소니 몰락`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특히 그가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채택한 사업부별 독립채산체 운영 방식(사업부를 하나의 독립된 업체로 나누어 운영하는 경영방식)은 중복 투자와 사내 의사소통 단절 등을 낳은 최악의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멋쟁이 로맨티스트`라는 평에 걸맞게 그가 선호하는 와인은 시장의 유행이 되기도 했으나 이러한 고급스런 취향 때문에 소니의 본업인 제조업을 소홀히 한다는 비난도 받았다. 

지난 2005년 소니의 미래 비전을 잘못 제시했다는 이유로 사장 직에서 해임된 이데이 전 사장은 이후 컨설팅회사 퀀텀 리프(quantum leap)를 설립, 경영 컨설턴트로의 전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데이 전 사장은 현재 퀀텀 리프 최고경영자(CEO) 직 외에 소니의 자문그룹 의장과 컨설팅사인 액센추어, 온라인 출판업체 레드 헤링(Red Herring)의 이사를 겸임하며 왕성한 경영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바이두닷컴의 이데이 전 사장 영입은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닷컴은 올초 일본어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첫 해외 진출 기착지로 일본을 택했다.

로빈 리 바이두닷컴 CEO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데이 전 사장이 중국어 사이트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일본 시장을 개발하려는 바이두닷컴의 의지에 중대한 기여를 할 것으로 자신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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