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소니, 삼성에서 배워라`-BW

  • 등록 2005-09-30 오후 5:13:21

    수정 2005-09-30 오후 5:13:21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위기에 빠진 소니를 구하기 위한 해법은 삼성에 있다."

최근 소니는 1만명을 줄이고 전 세계 11개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 정도로는 과거 소니의 명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위기의 소니를 구하기 위해 지난 5월 구원투수로 나선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의 해법은 무엇일까.

미국의 경제 주간 비즈니스 위크(BW)는 최근호에서 위기의 소니를 구할 해법으로 `삼성전자의 교훈`을 제시했다.

소니와 삼성전자는 주요 제품 구성에서부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니가 음악과 영화 산업에서 주된 수익을 얻는 반면, 삼성은 반도체가 주력 사업이다. 그렇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사태를 기회로 바꿨다는 점에서 소니에게는 배울 점이 많은 사례다.

삼성의 성공에 특별한 비법같은 것은 없다. 삼성은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를 뉴저지와 서울에 보내 신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호를 파악하도록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 덕분에 삼성은 디지털 카메라와 MP3 플레이어, 휴대폰을 하나로 묶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소니는 소비자보다는 엔지니어 중심의 폐쇄된 문화에 익숙해있고, 국내 시장만 고집하는 편향을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니의 트리니트론 TV사업이다. 평면 TV의 인기가 지난 지 한참이 지난 상황에서도 소니는 구형 TV를 고집했다. 이같은 고집은 제품설계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 일본 내에서만 통하는 복잡한 제품이 미국 소비자에게도 먹힐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고위 경영진의 파트너십 경영이다. 임원들은 신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실무자들과 자주 접촉, 친밀성을 강조한다. 이에 비해 소니에는 분파주의가 득세하고 있다. 음악 사업부문과 영화사업 부문, 가전사업 부문간에 협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례로 음악사업본부는 MP3 플레이어를 개발할 당시에 해적판을 우려해 소비자가전 부문의 참여를 막아버렸다. `워커맨`이 지고 `아이팟`이 뜨게 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소니의 실패 사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소니는 휴대용 게임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을 개발하면서 값비싼 자사의 디스크만을 사용하도록 했다. 이는 소비자들의 편의보다는 자사 이기주의와 폐쇄성에 갇힌 소니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협력 경영에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 2월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부문 사장은 애플의 아이팟에 자사의 플래시 메모리 사용을 협의하기 위해 스티브 잡스 애플 사장과 만났다. 잡스는 처음에 이같은 제안에 주저했지만 황 사장의 적극적인 제의에 결국 아이팟에 삼성전자의 플래시 메모리 사용을 수용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에게 윈-윈 게임이 성사됐던 것이다.

BW는 윤종용 부회장의 `위기 경영` 역시 스트링거 회장이 위기에 무감각한 소니에 심어야 할 기업문화로 소개했다.

시장에서는 스트링거 회장이 삼성전자의 소비자 우선의 제품 문화, 협력의 경영, 유연한 경영전략 등을 위기에 빠진 소니에 구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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