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일본 증시, 왜 오르나

  • 등록 2002-04-18 오후 2:55:10

    수정 2002-04-18 오후 2:55:10

[edaily 김윤경기자] 최근 일본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신용등급 하락 악재마저도 랠리 속에 묻혀졌고 각종 악재들도 "악재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본 증시의 랠리는 왜 나타났으며 또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증시 떠받치는 주체는 정부? 제이드 앱솔투트 펀드 매니저스의 펀드 매니저 스콧 맥글래션은 이러한 랠리에 불을 지핀 주체중 하나는 "정부"라고 진단한다. 그는 정부가 증시부양을 위해 연금펀드 자금을 증시에 수혈, 주가가 오르고 있으며 이에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던 니폰스틸과 구마가이 구미 등의 기업들의 주가가 결과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이러한 (정부의) 매수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런 가운데 세계 무역 호조와 일본 산업생산의 호조, 그리고 증시 랠리도 좋은 연관관계(correlation)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통적으로 한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는 3월 31일 이전 은행권의 주식투자 손실 보전으로 인한 금융권 위기 방지를 위해 증시에 자금을 흘려넣어 왔다. 최근 랠리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는 것이다. 지난 30년간 언제나 연중 최고치를 보였던 것은 3월과 4월이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크레디스위스 퍼스트보스턴(CSFB)은 밝혔다. 일본의 수출이 1월과 2월 계속해서 증가했던 점도 증시에 힘을 실어 주었다. 또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이번주 5분기만에 처음으로 1분기 매출이 늘어났다고 밝혔으며 이는 NEC를 비롯한 일본 전자업체들의 수요회복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충만해 있다. 정부는 올 회계연도 증권시장에 1조7000억엔을 연기금 펀드를 투입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해의 4배에 이르는 규모다. 하지만 정부는 증시부양을 위한 연금펀드 투입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사카구치 치카라 후생노동상은 지난달 "공공 연금펀드가 주식시장 조작을 위해 운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그렇게 믿고 있진 않다. ◇시세조작? 지난달 1일 이후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200일간의 평균 지수를 웃돌았다. 2월 6일 18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뒤 스프링처럼 뛰어 오른 것이다. 반도체 장비업체 어드밴테스트와 도쿄일렉트론은 주가를 끌어올린 "1등 공신주"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주식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아니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수요와 공급에 대한 인위적인 시세조정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SG 야마이치 에셋 매니지먼트의 니시야마 다이는 "1월부터 3월까지 기대하지 못했던 상승장이 연출됐다"면서 "30% 정도는 순환적인 경기회복에 따른 것이지만 70%는 가격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에 의한 것이었다"고 이같은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랠리는 계속될까 랠리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당연히 제기되고 있다. 코메르츠 증권의 양적 리서치 부문 수석인 쿠가 쇼헤이는 "우리는 또 다른 강세장의 초입에 있다"고 주장한다. 200일선이 하락세에서 반전됐고 닛케이225지수가 이동평균선을 상회, 매입신호를 뜻한다는 것이다. 정부 자금의 유입은 기업간, 특히 은행들간의 상호 주식보유 수요를 불러 일으켰고 특히 200일선의 움직임은 기업들이 보유주식에 대한 손실에 대해 인식, 이를 방지토록 하는 움직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애널리스트들은 주목하고 있다. 맥글래션은 정부의 연기금 펀드가 상호주 매각분을 "빨아들였다"고 보고 있다. 일본 8대 대형은행들의 주식투자로 인한 미실현 손실은 3조4000억엔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소니와 같은 기술주라기 보다는 대체로 굴뚝기업에 대한 투자분일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연기금 펀드는 소니 뿐만 아니라 니폰스틸 같은 굴뚝기업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이를통해 시장의 손실분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글래션은 이같은 전망에 비춰 최근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철강주 비중을 늘리고 외국인 투자 선호 대형주들을 매도했다고 밝혔다. ◇펀더멘털 반영 안된 랠리는 위험 그러나 모든 펀드 매니저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경제가 예상외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단칸 리포트에서 제조업체들은 올 회계연도 자본지출을 12% 줄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이는 전년 9.3% 줄었던 것에 비해서도 늘어난 수치다. 반면 정부는 2년6개월여에 걸친 침체를 막기 위해 소비를 진작하려는 움직임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메릴린치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일본 주식 담당 마크 데스미츠는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는 한 어떠한 자금수혈도 시장을 지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쨌거나 정부의 연기금 펀드 유입은 투자자들에게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위험을 감소시켜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슈뢰더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앤드류 로즈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 증시가 랠리를 지속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면서 "그러나 단기적인 수급요인은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따라서 매수세가 만연해 있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