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가 배회하는 한국시장"-분석가 데이빗 워치

  • 등록 2000-10-18 오후 8:53:59

    수정 2000-10-18 오후 8:53:59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의 데이빗 워치 분석가는 13일자 이머징 마켓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기업및 금융구조조정은 끝나지 않았으며 기업의 25% 정도를 퇴출시키지 못한다면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뱀파이어가 배회한다"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서 데이빗 워치는 "개혁을 잘 수행하면 장기적인 경제성장은 잠재력 이하에서 머물겠지만 최악의 경우 기업의 심각한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빗 워치는 이에따라 "기업의 개혁이 투명해질 때까지 한국시장에 들어가지 말 것"을 권고하고 "한국의 원화에 대해서도 숏 포지션(매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데이빗 워치는 지난 98년 대우의 몰락을 경고했으며 현대에 대해서도 대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었다."뱀파이어가 배회한다"는 보고서 내용을 요약,정리한다. ◇뱀파이어가 배회하는 시장 = 한국의 개혁은 미완이다.마치 뒷벽이 없이 앞면만 아름다운 건물과 같다.개혁이 완수되지 못한다면 같이 무너질 수 있다. 드라큐라들이 배회하고 있다.드라큐라는 자생력 없는 기업들이다.이들은 한국정부의 개입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이들 자생력 없는 기업들은 회사채의 40∼60%를 빨아들였다.회사채의 만기는 향후 18개월내에 도래하는 데 만기가 도래하는 이같은 회사채는 다가오는 위기의 핵심이다.이들 기업들은 자본시장과 주주들을 망가뜨렸다. 한국정부가 이들 기업들의 20∼25% 수준을 망하게 놔두지 않는 이상 한국의 주식 채권 원화에 대해서 투자하지 말 것을 추천한다. ◇개혁이냐 후퇴냐 = 주식회사 한국은 개혁중인가? 혼재돼있다.좋은 것은 더 좋아지고 나쁜 것은 더 나빠지고 있다.금융부문에 대한 공적자금은 지금까지 110조원이 투자됐다.한국정부는 추가로 40조원을 더 조성해 국회의 동의를 받으려 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방안은 충분치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유는 두가지다.하나는 한국 금융기관의 무수익 여신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두번째는 "뱀파이어 기업"의 파산을 고려하지 않았다. 한국 금융기관을 클린화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180조원(한국 GDP의 3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이는 납세자들에겐 너무 무거운 부담이다. 공적자금은 은행들을 클린화하는 데 쓰인 게 아니라 그저 떠받치기 위해 사용됐다.은행들은 자생력 없는 기업들에 대한 보호대를 풀었어야 했다.그러나 은행들은 이런 일을 하지 않았다.이것이 위기의 기간동안에 실업률이 거의 증가하지 않은 이유다.많은 돈이 경제를 부식시킨 기업들에 수혈되는 데 낭비됐다. ◇또 다른 유동성 위기? = 재벌을 위주로 하는 기업지배구조는 바뀌지 않았다.이는 주식보유자들에겐 진정 나쁜 뉴스다.그러나 또 다른 위기가 올 수 있다.감춰져 있는 기업의 유동성위기 때문이다.기업들은 바다위에서 죽어가는 선원의 신세다."사방에 물이 넘치지만 마실물은 한방울도 없다"고 절규하는 선원들처럼. 다가오는 위기의 핵심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다.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36조원의 회사채가 만기도래한다.내년말까지는 80조원의 회사채가 도래한다.기업들이 회사채를 상환할 수 있을까.A등급의 회사채 29조원 정도는 롤 오버가 가능할 것이다.13조원 정도는 워크아웃기업이나 법원의 관리하에 들어갈 것이고 나머지 38조가 상환돼야 한다. ◇진정한 해법 =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우선 "뱀파이어"기업들이 파산하도록 놔둬야한다.그리고 기업들의 부채를 출자전환해야 한다.금융구조조정의 첫단계에서 자산관리공사는 시스템을 개혁하는데 아주 유효한 도구였다.두번째 단계에서도 이같은 업무를 인수해야 한다. 더욱 효율적인 것은 한국은행이 자산관리공사가 발행한 채권을 인수하고 자산관리공사가 회사채와 은행의 악성 부채를 인수토록 하는 것이다. 한국에도 물론 빠르게 개혁하는 거대기업이 있다.삼성은 그런 기업중 하나다.한국인들은 좋은 제품을 만들 능력이 있고 또 훌륭한 기업윤리를 가진 국민들이다.정부도 재벌의 지배구조에 대항해서 경제정의를 구현하기위해 힘겨운 노력을 경주했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만약 기업의 20%가 파산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위기가 온다.한국의 주식시장이 지금 표면적으로 싸보이고 매력적이라 하더라도 "뱀파이어"기업들과는 어울리지 말 것을 권유한다.기업의 개혁이 투명한 길을 걸을때까지 그래서 "뱀파이어"기업들이 파산하기 전까지는 시장에 참여하지 말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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