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쪼개기 SK, 이번엔 머티리얼즈 합병 왜?

SK, 파이낸셜 스토리 강화 차원
첨단소재, 4대핵심분야중 하나
"SK와 타업종, 유사한 딜 잇따를 것" 전망도
  • 등록 2021-08-24 오전 11:00:30

    수정 2021-08-25 오전 7:36:33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등 쪼개기를 통한 상장과 기업가치 키우기에 나섰던 SK그룹이 SK머티리얼즈(036490)를 흡수합병하기로 해 눈길이 쏠린다.

쪼개던 SK 이번엔 머티리얼즈 흡수합병 왜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SK그룹 지주회사인 SK(034730)는 지난 20일 장 마감후 공시를 통해 SK머티리얼즈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흡수합병 비율은 SK머티리얼즈 보통주 1주당 SK보통주 1.58주가 배정될 예정이다. SK머티리얼즈는 특수가스 등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세우고, 존속 지주사업부문이 SK와 합병한다. 합병은 10월 19일 SK머티리얼즈 주주총회와 SK 이사회 승인을 거쳐 12월 1일 마무리된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뒤 23일 SK 주가는 장중 9.05%까지 오르기도 했고, 결국 4.05% 오른 2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SK머티리얼즈는 2.43% 오른 42만5000원에 마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SK, 파이낸셜 스토리 강화 차원 `긍정적`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SK가 드라마틱한 성장을 보여온 SK머티리얼즈를 흡수하며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SK머티리얼즈의 첨단소재 분야는 SK그룹이 향후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4대 핵심분야중 하나로 꼽은 분야다.

SK머티리얼즈 주가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때 11만9700원을 저점으로 3.6배가량 급등했다. SK 주가는 지난해 3월 저점(10만8000원)이후 최근까지 2.5배 올랐다.

실제 SK측은 “SK가 보유한 글로벌 투자 관리 역량과 재원조달 능력이 SK머티리얼즈의 풍부한 사업개발 경험과 유기적으로 결합돼 합병법인의 첨단소재사업 경쟁력이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SK머티리얼즈는 2016년 OCI에서 SK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반도체용 전구체, 반도체용 식각가스, 포토레지스트, OLED 소재로 사업을 확장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SK머티리얼즈의 지난해 매출은 9549억원, 영업이익 23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4.5%에 달한다.

SK는 IT 소재 대장주인 SK머티리얼즈를 흡수합병해 지주사의 몸값을 높이고, 사업부문을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해 또 다른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SK 관계자는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핵심 소재 분야 사업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며 “합병법인 가치가 높아져 주주가치 제고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SK가 SK머티리얼즈에 비해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 유리하고, SK머티리얼즈 사업부문과 SK의 다른 비상장 자회사 시너지가 보다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SK머티리얼즈 평가 엇갈려 …후성·솔브레인 부각 가능성

SK머티리얼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손해는 아니라는 시각과 IT소재 대장주 투자기회 손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합병은 SK 주주에게는 소규모 합병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되지 않지만, SK머티리얼즈 주주에게는 부여된다.

이번 합병에 반대하는 SK머티리얼즈 주주는 10월 29일부터 11월 18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매수 예정가격은 주당 41만5751원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이 8000억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을 해지할 수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합병비율이 고정된 SK 주가가 강세일 경우 SK머티리얼즈 주가도 동일비율로 상승하게 되고, 주가 하락시에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된다”며 “SK머티리얼즈 주주입장에서 최소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위에서 매도할 기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IT소재 대장주 투자기회를 잃게 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SK머티리얼즈 피합병으로 국내 최대 순수 IT소재 업체 투자 기회를 잃게 되는 셈”이라며 “사업 비중과 희석 영향을 감안했을 때, IT 소재업체로 SK를 투자하는 것 역시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IT소재업체 투자 대안으로 후성(093370)이나 솔브레인(357780)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KTB투자증권은 목표주가 도달과 합병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SK머티리얼즈를 커버리지에서 제외했다.

증권사들은 SK가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화하기 위해 다른 업종에서도 이같은 유사한 딜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SK그룹은 첨단소재, 그린에너지, 바이오, 디지털을 4대 핵심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중이다. 게다가 2025년까지 SK의 주가를 200만원(시가총액 14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기업가치 최적화를 위한 유사한 딜이 SK와 다른 업종 자회사와도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딜은 SK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삼성증권은 SK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42만원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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