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주주들 "외부에서 경영자 데려와라"

한스디터·마티아스 뮐러 등 '쇄신' 이끌지 못해
내부 아닌 외부에서 경영자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 등록 2015-11-13 오전 10:00:30

    수정 2015-11-13 오전 10:00:3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폭스바겐의 주주들이 지난 9월 임명된 마티아스 뮐러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이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경영진을 영입해 고객 신뢰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유니온 인베스트먼트 등 투신들은 마르티스 뮐러 CEO와 한스 디터 이사회 의장 등이 물러나길 요구했다.

유니온 인베스트먼트의 매니저인 잉고 스피치(Ingo Speich)는 “새롭고 신선한 이사진과 관리자가 나오면 자본시장의 신뢰를 얻기 훨씬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폭스바겐의 인사 결정 시스템과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유니온인베스트먼트는 폭스바겐의 지분 0.5%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선주 지분 기준 상위 15개 투자사 중 한 곳이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주주에게 계륵으로 전락했다. 지난 9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폭스바겐 2000cc급 디젤 엔진 자동차에서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장치가 부착된 사실을 적발한 이후 현재까지 주가는 70% 가까이 빠졌다.

최근에는 질소 산화물 외에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다 디젤차와 함께 휘발유(가솔린) 차량도 도마에 올랐다. 이 가운데 폭스바겐 내부 감시와 견제 기능이 없다는 점이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며 사장과 이사진을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것.

현재 폭스바겐 이사회 구성원 20명은 주주 대표 10명과 노동조합 대표 10명으로 구성된다. 주주 대표 10자리 중 다섯 자리는 지분 52.5%를 보유한 포르셰와 피에히 가문 몫이며 지분 20.0%를 보유한 니더작센 주(州) 정부와 지분 17.0%를 보유한 카타르 국부펀드가 각각 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로선 단 한 명인 아니카 팔켄그린 SEB은행 최고경영자(CEO)만이 회사와 지배주주로부터 자유로운 이사다.

실제로 배기가스 배출량 스캔들이 제기되고 나서 ‘혁신’을 위해 임명한 인물들 역시 대주주와 밀접한 인물들이다.

지난 10월 이사회 대표로 임명된 한스 디터 역시 이전 이사장인 페르디난트 피헤치 전 의장과 가까운 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폭스바겐을 강한 통제하에 두겠다는 피에히 일가의 꿈을 이뤄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밀러 CEO 역시 폭스바겐 CEO 이전에 포르셰 사업부문 대표를 맡았다. 최근 포르셰 3000cc급에서도 배출가스 조작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입지가 약해진 상황이기도 하다.

이같이 내부 인물의 문제가 연이어 드러나는 만큼 외부에서 혁신과 쇄신을 가져올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FT는 “뮐러 CEO가 내부 고발을 장려하는 등 회사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주주들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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