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에선 이런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22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워렌 버핏의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발행한 채권을 사는 것(돈을 빌려주는 것)이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사는 것보다 투자 리스크가 적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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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신용등급 Aa2를 매기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2년짜리 회사채의 지난 달 수익률은 같은 만기의 미 국채 수익률에 비해 3.5베이시스포인트(bp) 낮았다. 프록터 앤 갬블(P&G)와 존슨 앤 존슨(J&J), 로우스 등 미국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 수익률도 최근 수 주 동안 낮게 유지되고 있다.
가장 안전한 것으로 여겨지는, 그래서 최고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미 국채에 비해 회사채 수익률이 더 낮은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채권의 경우 받을 돈이 고정돼 있는 투자이기 때문에 수익률(이자율)이 높을수록, 즉 돈을 떼일 위험이 클 수록 채권의 가치(가격)은 떨어지고 반대로 수익률이 낮을수록 채권의 가치는 높아진다.
리먼브러더스 수석 채권 스트래티지를 지낸 잭 말비는 "이렇게 회사채 수익률이 국채 수익률보다 낮았던 것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처음 보는 것"이라며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엔 국채와 회사채간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는 23%포인트까지 벌어져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이에따라 미국이 받고 있는 트리플 A(AAA) 신용등급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배경이 되고 있다. 무디스는 미국이 올해 세수를 채무 상환에 쓰는 비율이 약 7%, 2013년엔 11% 가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등급 강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들의 높은 공공부채 비율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는 최근 연일 높아지고 있다.
존 립스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도 전일 "경기부양 조치를 되돌린다고 해도 재정적자가 양호한 수준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립스키 부총재는 캐나다와 독일을 제외한 선진 7개국(G7)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14년까지 10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기사 ☞ IMF부총재 "선진국 부채심각..올해까진 부양필요"
미 국채 수익률은 독일 국채에 비해서도 높아졌다. 독일 국채에 비해 미국 국채의 위험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같은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에 비해 1%포인트 높다. 한 해 전만 해도 상황은 반대였다. 독일의 재정적자는 GDP의 4.2% 수준이다.
도이체방크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사업부의 개리 폴락은 "미국은 연방 정부의 재정적자를 다룰 장기 계획이 부재하다"며 "어느 시점에서 시장은 인내심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