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당신도시의 아파트값 하락세는 대형아파트들이 이끌고 있다. 분당신도시에서 올초 대비 하락폭이 가장 큰 100곳 중 78곳이 120㎡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들이다. 이들 아파트는 올해 1월 대비 평균 10% 이상 가격이 떨어진 상황이다.
금곡동 아데나렉스 218㎡(66평)의 매매가는 7월 현재 10억원 안팎이다. 올 초(12억8500만원)와 비교하면 3억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161㎡(49평)도 최근 7억2000만원까지 급매물이 나와 올 초와 비교했을때 2억8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정자동 파크뷰 178㎡(54평)도 연초대비 3억원 떨어진 16억원선에서 매매가가 형성돼 있으며 분당동 샛별우방 125㎡(38평)도 1억750만원(현재 8억4000만원)이나 떨어졌다.
◇분당신도시 하락...왜?= 올해 용인, 광주, 화성 등 경기 남부권에 공급되는 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3만여가구(기분양물량 포함)가 넘는다. 특히 인근 용인, 판교신도시 등과 비교가 되면서 수요자들이 노후도가 심한 분당신도시 아파트를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상승폭이 컸다는 점도 짐이 되고 있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실종되면서 매수세가 사라져 '거래부진→가격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 분당신도시는 공시가격이 6억원을 넘는 고가아파트가 대부분이어서 아파트를 사고 싶어도 대출규제 등에 걸려 자금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중대형아파트들의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분당신도시는 9만5000여가구 중 30%이상이 중대형아파트로 구성돼 평촌, 산본 등 다른 1기 신도시에 비해서도 가격 하락이 심하다.
분당신도시의 133㎡이상의 대형아파트 수는 9만5974가구 중 3만1474가구로 전체의 33%. 산본과 평촌의 경우 대형아파트 비율은 각각 11.9%와 10.4%이다.
◇하락세 언제까지?= 당분간 분당신도시 아파트값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아파트는 하락세를 진정시킬만한 뚜렷한 호재도 없어 조정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분당과 비슷한 이유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강남권은 그나마 '재건축' 이라는 호재라도 남아 있지만 분당신도시의 경우 그나마도 없다. 리모델링 사업 하나에만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금곡동 인근의 동양공인관계자는 "이미 매수세가 끊긴 지 오래"라며 "이렇다할 호재가 없는 분당신도시의 경우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성공인 관계자도 "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경기침체 여파까지 분당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며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이런 추세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