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뱅크, ‘보유’→‘매수’·목표가 83→90달러 상향 반독점 우려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인수 불확실성 커져 M&A불발시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 가능성...“강력 매수 기회” 풍부한 자본력 등 우수한 재무구조 ‘긍정적’ 신작 성공 가능성·기존 게임의 경쟁력...견고한 성장세 지속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게임 제작 및 유통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ATVI)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MSFT)와의 인수합병(M&A) 이슈가 아니더라도 가치 있는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업 자체의 경쟁력만으로도 충분히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도이치뱅크의 벤자민 소프 애널리스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종전 83달러에서 90달러로 8% 올렸다. 이날 액티비전 종가가 77.51달러인 것을 고려할 때 16%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난 2008년 액티비전(1979년 설립)과 블리자드(1991년 설립)가 합병해 탄생한 기업이다. 이후 2016년에는 모바일게임 업체 킹을 인수하는 등 꾸준히 덩치를 키우고 있다. 주요 게임으로는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 시리즈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그리고 킹의 캔디 크러쉬 사가 등이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을 주당 95달러, 총 687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액티비전 주가가 하룻 새 60달러대에서 80달러대로 치솟은 것은 물론 게임업계가 들썩이기도 했다. 다만 각국 규제 당국이 잇따라 반독점 우려를 제기하면서 M&A 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4분기에 워런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액티비전 주식 740만주를 매각해 보유 지분율을 종전 7.69%에서 6.74%로 줄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벤자민 소프 역시 “미국과 영국 및 유럽 전역의 규제 당국이 이번 M&A건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승인 가능성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규제 당국의 경우 합병 불승인 또는 ‘콜 오브 듀티’ 자산 매각이나 액티비전과 블리자드의 분리 매각 등을 승인 조건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소니 등 경쟁사와의 합의(‘콜 오브 튜디’ 10년간 제공 등)를 통해 인수 승인을 받는 게 최선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설령 이번 M&A건이 무산되더라도 액티비전은 투자 매력이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벤자민 소프는 “액티비전은 독립 기업으로도 좋은 위치에 있다”며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재무구조는 매력적인 주주 수익을 지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공개되는 신작의 성공 가능성과 기존 게임의 견고한 점유율·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순결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 17% 성장하는 등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M&A 불발에 따른 단기적 주가 하락은 오히려 강력한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액티비전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월가 애널리스트는 총 26명으로 이중 20명(77%)이 매수의견(비중확대 의견 포함)을 유지하고 있다. 평균 목표주가는 91.3달러로 이날 종가보다 17.6%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