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청이 지난달 27일 ‘젠틀공인중개사사무소 운영 계획’을 내부 결재했다.
공공기관인 구청이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것인지, 의아해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중개수수료가 비싸다는 여론이 많다 보니 지방자치단체가 수수료를 일부 지원해 주는 행정서비스를 시작한 것일까.
베일에 싸였던 젠틀 공인은 사실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발생 우려 지역의 중개사무소들이 참여해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생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부동산 임대인 등이 이윤 추구보다 사회적 공익에 더 가치를 둔 ‘착한 임대료’와 같은 자발적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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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은 꾸준한 사회문제로 지적됐다.
2019년12월에는 방송인 겸 외식 사업가 홍석천 씨가 용산구 이태원에서 14년간 운영하던 태국 음식점을 폐업하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홍씨는 “(폐업 배경에는) 임대료 폭등이 굉장히 큰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리단길에 ‘임대’가 붙은 가게들이 많아졌다. 아이디어와 열정이 가득했던 가게는 이미 망해버렸거나 떠났다”며 임대인의 과도한 임대료 인상 등을 지적했다.
젠틀 공인은 종로구 내 젠트리피케이션 발생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개업공인 중에서 선정된다. 북촌을 비롯해 △서촌 △삼청동 △대학로 △인사동 △익선동 등에서 18개 중개업소를 지정해 올해 말까지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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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는 젠틀 공인으로 지정된 업소에 대해 지정증과 함께 젠틀1호점 등 호수판을 배부할 방침이다. 지자체가 인증한 공인중개사사무소라는 공신력을 얻을 수 있어 개업공인들의 참여가 많을 것이라는 게 종로구 측 설명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에 앞장서는 개업공인중개사의 재능기부를 통한 자긍심 고취와 부동산중개문화 선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