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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SSCL의 A 이사와 B 부장은 직원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하고 영업 노조에 합류하지 말 것을 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에 가입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B 부장은 올해 5월 여직원 A씨를 불러 “노조를 가입하려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며 “노조 가입된 애들이 다른 회사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나. 여기서 끝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체협상은 2년에 한번이다. (지금) 가입해도 들러리만 될 뿐이지 될 수 있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B 부장은 대화 중에 욕설도 서슴없이 사용했다.
A 이사 역시 같은날 다른 직원 B씨를 불러 “노조 가입하는 것을 회사는 막지 않는다”면서도 “내 진짜 속마음은 (노조 활동)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이사는 노조 가입된 친구들 불러서 면담을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어 “힘든 노조로 들어가서 진짜 별로 얻어낼 게 없다”며 노조 가입을 하지말라고 우회적으로 종용했다.
직장 상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소위 ‘갑질’을 한 것이다. 김창규 SSCL 노조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서울지방 고용노동청에 그레이엄 헌터 대표이사와 해당 발언을 한 임원들을 부당노동행위 행위로 고소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A이사에 대한 고소 건을 취하했으며 추가 건에 대해서도 이달 4일 고소를 취하한 상황이다.
포르쉐 SSCL 영업 노조는 2014년 출범한 수입차 브랜드 중 유일한 노조다. 지난해는 노조가 기본급·휴일수당 보장 등을 주장하며 파업을 벌이다 사측이 간부 4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지방노동위원회가 간부 4명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하면서 사측은 결국 연말에 이들을 복직시켰지만, 올해 2월 다시 직급을 강등시켰다. 4월에는 노조위원장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수상한 ‘몰래카메라’가 발견돼 검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하는 등 노사 간의 갈등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SSCL과 한성자동차 모두 화교 자본인 ‘레이싱홍’ 계열이다. 포르쉐는 1990년대 한성자동차가 국내에 포르쉐를 수입·판매 해오다 2005년 SSCL로 분리됐고, 2014년에 포르쉐코리아가 설립되면서 공식 수입사에서 판매사(딜러)로 전환됐다. 지분은 레이싱홍 계열의 애스캠피언(Ascampian Sdn.Bhd)이 100%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