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in이슈]국정원 잡는 국회의원 김광진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초선·청년비례대표·최연소에 어울리지 않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이가 있다. 바로 김광진(초선·비례대표·35세) 국회의원이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잘 빚어 넘긴 머리카락 하며 똑 부러지는 말솜씨를 가진 그는 이제 국정원 잡는 국회의원으로 통한다.

“국군사이버사령부 소속 530단 요원들이 지난 18대 대선에서 여러 댓글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530부대인 사이버 심리전단에 대선 직후 포상을 일괄적으로 준 공적이 뭐냐.”

김 의원은 2013년 12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이렇게 따져 물었다. 국정원 댓글사건의 선봉에 선 것이다.

2년이 지나 국정원을 향해 또 다시 칼을 빼들었다.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매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대적인 의혹 제기를 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1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해킹 프로그램은 국정원이 불법 대선 개입했던 2012년 대선 당시 도입한 것”이라며 “누구를 상대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사용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저희가 밝혀야 할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실제 사용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감청 기능이 포함된 무료 앱을 배포하고 있다’는 굵직한 이슈를 쉴 틈없이 쏟아냈다. 그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부터 정보위 소속은 아니었다. 국방위원회에서 첫 상임위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장병의 복지 문제에 관심을 뒀다. 김 의원은 “평소 병사 복지보다 전투기·전함 등 무기에만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수천억짜리 전투기보다 몇백 원짜리 콩나물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바뀐 게 수통이다. “어뢰 한 발에 20억원 하는데 위생상태가 불량한 30년 된 수통을 전군에 보급하는 예산과 맞먹는다”는 김 의원 주장이 국방부 사업으로 반영돼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방위산업 비리수사를 촉발시키기도 했다. 최근 검찰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통영함 납품비리 등 1조원대 방위산업 비리사건에 전직 해군참모총장 등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도 그였다.

정보위를 배정받은 건 이때부터다. 한 측근은 “국방위에서 많은 성과를 내자 당 차원에서 밀어준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 ‘꽃’으로 불리는 국정감사 부문에서 3년 연속 일 잘하는 의원으로 뽑혔다. 2012년 최우수의원상을 받았고, 13·14년에는 우수의원상을 수상했다.

끝나지 않은 국정원 사찰논란 속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이버사령부의 댓글사건을 파헤쳤던 것을 떠올려보면, 다시 긴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또박또박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