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잇따른 ''청신호''..2007년 3월 한반도에 ''봄''오나?

  • 등록 2007-01-19 오후 8:54:46

    수정 2007-01-19 오후 8:54:46

[노컷뉴스 제공] 북핵 문제가 급진전되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3일간 베를린에서 북한 김계관 부상을 만나고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19일 '베를린 회담이 매우 유용했다'고 밝혔다.

외교관들은 '매우'라는 표현을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그만큼 결과에 만족한다는 이야기다.

이에앞서 베를린 회담 직후인 18일 힐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과 기꺼이 양자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양자 회담에 극도의 거부 반응을 보여온 미국으로서는 획기적인 변화다.

북한 외무성도 19일 베를린 회담이 진지하게 진행됐다면서 '일정한 합의가 이룩됐다'다고 화답했다.

북한과 미국이 양자 접촉을 갖고 회담 결과에 대해 동시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흔치않은 일이다. 회담에서 일정한 진전을 끌어내면서 상호 신뢰가 구축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특히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 회담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밝힌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미국은 94년 제네바 핵합의를 비롯해 과거 북한이 양자간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그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는 행태를 반복해 왔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제재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북 · 미간 직접 접촉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여왔다.

부시 행정부는 이를 반면교사로 북한이 쉽사리 합의를 파기하지 못하게 하면서, 파기할 경우 관련국들이 일치돼 북한을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6자회담의 틀을 고집해왔다.

그리고 6자회담이 계속돼온 지난 수년간 북한은 집요하게 양자회담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이를 일축해 왔다.

그런 미국이 베를린 접촉 이후 전격적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양자회담에 기꺼이 응하겠다는 것은 본질 문제에 있어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북한의 진의에 대해 신뢰를 가질 만큼 상황이 진전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까지 북한과 미국 모두 구체적으로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미국은 북 · 미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큰틀의 원칙에 대해 기본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우선 핵프로그램 폐기의 첫단계 조치와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해제 문제에 대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핵프로그램 폐기와 관련해서는 첫 조치로 영변 원자로의 동결을 비롯한 현 단계에서의 핵활동 중단과 검증 방안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핵 사찰 수용과 NPT(핵확산 금지 조약) 복귀 문제도 거론될 수 밖에 없다.

대북금융제재 문제는 그동안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의 북한 계좌 가운데 합법 계좌에 대해 거래를 재개하는 문제가 검토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다.

또 북한과 미국이 양자 회담의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했다는 점은 북 · 미간 풀어야 할 문제들, 이를테면 단기적으로는 북 · 미 대표부 설치에서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평화체제를 정전 체재로 바꾸는 문제 등을 양 당사자 간에 직접 논의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북 · 미 접촉에서 일정한 합의를 도출하면서 6자회담의 재개 시기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의 분위기로는 이달말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북 · 미간 외에도 관련국 간 다양한 접촉을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돼 온 만큼 차기 회담에서는 지난 2천5년 6자회담에서 채택된 9.19 선언을 이행하는 실질 조치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관련해 최근 북한을 방문한 일본 자민당의 야마사키 전 부총재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양에서 송일호 북 · 일 국교정상화 담당 대사 등과 회담한 그는 "북핵 6자회담에서 두드러진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오는 3월쯤 일정한 합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변하지않을 수 없을 것이다"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일본이 국제사회의 커다란 흐름을 거슬러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물론 북한을 방문한 많은 인사들이 북한의 핵 포기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해왔지만 야마사키 전 부총재의 발언은 북 · 미간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흘려버릴 말은 아닌 듯하다.

차기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진전을 이룬다면, 남 · 북 관계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북핵 실험 이후 얼어붙었던 대화와 교류가 전면 재개되면서, 남 · 북 관계는 지금과 정반대의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이와관련해 일본에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19일 보도는 이목을 끈다.

'올 1년 동안 남북관계와 통일정세가 연말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며, '북한이 6.15 정신을 전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정책적 공세를 전개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6.15 정신을 구현한다는 것은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간 남북 관계는 북핵 문제라는 외적 변수에 의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는 북핵 문제의 변수가 제거되면 남.북 관계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반증이다.

이런 점에서 조선신보의 보도는 최근 북핵 문제가 급진전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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