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위기 맞은 카카오…리더십 공백에 신사업·기업쇄신 모두 '비상'

23일 창업자 김범수 위원장 구속 현실화
계열사 매각·상장 등 주요 의사결정 중단 우려
연내 AI서비스 출시 밝혔으나 출시 여부 지켜봐야
CA협의체·준신위 등 만들었으나 아직 실질 성과 없어
  • 등록 2024-07-23 오전 10:41:54

    수정 2024-07-23 오전 11:16:45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카카오(035720)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새벽 구속되면서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카카오는 김 위원장의 구속에 대해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간단한 입장만 밝혔다.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를 중심으로 작년말부터 진행 중인 몸집 줄이기,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투자 강화, 내부통제 강화 등 내실 경영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이지만 김 위원장 공백 상태에서 미래 먹거리 준비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상장 트라우마’…계열사 매각·상장 통한 투자회수 의문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시 10분쯤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위원장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은 작년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041510)(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에스엠 경영권 인수를 막기 위해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주당 12만원보다 높도록 에스엠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김 위원장 구속으로 작년말부터 추진 중인 카카오의 경영 쇄신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플랫폼 광고·쇼핑 등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성장성이 낮고 수익이 저조한 비핵심 계열사 등을 매각해야 한다. 카카오가 투자한 회사를 상장해 투자 이익도 실현해야 한다.

카카오는 작년 5월 공정거래법상 계열사가 147개사였으나 18일 현재 124개사로 23개사를 축소했다. 추가로 매각 의사를 밝힌 계열사는 SM엔터의 컬처앤콘텐츠(C&C) 및 키이스트, 카카오게임즈의 카카오VX다. 카카오게임즈까지 매각설이 계속되고 있다. 계열사 매각, 상장과 같은 중대한 의사 결정을 최대주주 없이 제대로 할 수 있을 지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투자한 게임 개발사 라이온하트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카카오가 뱅크·페이·게임즈 등의 쪼개기 상장으로 인해 투자회사를 상장해 투자금을 회수하기에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벤처스는 스타트업 등에 투자한 후 상장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엑시트(Exit)를 해야 하나 워낙 쪼개기 상장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터라 관련 사업 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벤처스는 투자를 한 후 상장 등을 통해 엑시트를 하는 것을 본업으로 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스타트업 투자 등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I전쟁 속 전략 바꾼 카카오, AI서비스 연내 출시 지켜봐야

카카오 비핵심 계열사의 매각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이 절실한 이유는 AI 등 미래 먹거리를 향해 IT업계 전반이 전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가 집행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미 AI서비스 출시에 있어 타 업체보다 뒤처진 상황이다.

카카오는 작년 상반기 한국어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 코GPT를 발표하려고 했으나 발표 시점을 뒤로 미루더니 아예 발표를 접었고 작년 하반기 코GPT2.0 발표도 접었다. LLM모델보다 AI기술을 실제 서비스에 접목시켜 상용화하는 것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그러는 사이 카카오는 준법과신뢰위원회 발족, CA협의체 설립, 계열사 축소 및 대표 전면 교체 등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결국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경영전략 대변화가 AI서비스 출시 등을 지연시킨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는 AI전담 조직 및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해 조직을 재정비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축소 경영으로 AI투자 전략도 자체 개발에서 외부 모델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18일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AI서비스 연내 출시를 약속했지만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

내부통제도 핵심 과제다. 김 위원장은 “100인의 최고경영자(CEO)를 키우겠다”는 자율경영 체제를 도입했으나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매도 등으로 인한 소액주주 손실 등 도덕적 해이부터 카카오모빌리티 분식 회계 의혹 등까지, 자산 25조원에 걸맞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준신위 설치 등 내부통제 강화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준심위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로 논란을 일으킨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4월 카카오 신임 CTO로 임명하는 방안에 준신위가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지만 결국 임명을 강행했다.

카카오는 준신위, CA협의체 등 경영쇄신에 걸맞은 체제를 형식적으로 갖추기는 했으나 실질적인 운영에서의 성과는 아직까지 미흡한 상황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6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공개 당시 “상반기는 쇄신을 위한 ‘셋업’ 과정이었다면 하반기는 이를 좀 더 공고히 만드는 작업을 할 것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즉, 하반기가 경영 쇄신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중요한 시기인데 김 위원장 구속으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이 할 수 있는 권한과 역할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카카오 내부도 동요하는 분위기다. 카카오 관계자는 “각 계열사별로 비상경영 전략 회의를 열고 있다”면서도 “일반 직원들은 이직 등 러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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