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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 백신 CMO 계약이 CEPI로부터 개발비를 지원받은 백신의 상업생산 시점에 맞춰 이뤄질 전망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민간기구 CEPI와 5억 도즈 분량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합의를 체결했지만, 아직 계약 체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녹십자와 CEPI와의 계약 기간은 지난 3월부터 내년 5월까지다.
CEPI 펀딩 백신 13종 가운데 개발 완료는 2종뿐
업계 관계자는 “녹십자의 CMO 본계약이 늦어지는 이유는 CEPI 지원받은 주요 바이오 기업의 느린 백신 임상 단계 때문”이라며 “CEPI 지원받은 바이오 기업들이 임상이 진전된다면 CMO 수요 증가에 따라 녹십자 백신 CMO도 자연스레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녹십자가 여전히 백신 개발사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수주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CEPI 지원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은 총 13종이다. 이 가운데 개발이 완료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2종뿐이다. 문제는 3억8800만달러(4452억원)를 지원받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혈전 논란으로 사용 연령층이 제한되고 모더나는 단 100만달러(11억원)만 지원받아 CEPI 입김이 작용하기 어렵다.
나머지 백신도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을 처지가 아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상하이 제룬바이오텍, VBI백신, 바이오로지컬E, 클로버바이오파마, 홍콩대학, 노바백스, 이노비오, 큐어백 등 9종은 여전히 임상 중이다. 이중 큐어백, 노바백스를 제외하곤 전임상, 임상 1~2상에 머물러 있다. 피츠버그대학과 퀸즈랜드대학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중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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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관계자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자체가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하지만 코백스(COVAX) 통한 코로나 백신 공급이 더디다”며 CMO 수주 지연이 COVAX의 백신 공급 지연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COVAX는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Gavi와 세계보건기구(WHO), 오슬로에 있는 CEPI가 함께 만든 펀드다.
더욱이 CEPI와의 계약기간은 확정 사항이 아니다. 녹십자(006280) 관계자는 “백신CMO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며 “CEPI 계약은 옵셔널 계약이라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계약은 녹십자가 CEPI, 백신 개발사 사이에 이뤄지는 3자 계약이다. CEPI가 생산시설과 물량을 예약하면, 백신 개발사와 CMO와 다시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최종 계약이 이뤄진다.
모더나 백신 CMO 가능성도 열려 있어
실제 노바백스는 지난 3월 코로나19 백신 원료 물질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유럽연합(EU)과 배신 공급 계약 체결을 연기하기도 했다. 화이자 역시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제조에 필요한 항바이러스성 물질, 소독액, 멸균한 물, 바이러스 DNA 등의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소재 대체 소재 사용, 증설로 올 연말 즈음엔 바이오소재 공급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바이오 원료 공급이 원활해지면 백신 DS 공급이 증가하고, 이는 충전·포장을 담당하는 완제(DP, Drug Product) CMO 수요를 유발할 것이다. 녹십자 DP CMO 계약지연 문제도 자연스레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CMO 수주 가능성도 열려 있다. 녹십자는 지난 3월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mRNA-1273)의 국내 허가 및 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형성 중이다. 모더나는 코로나19 생산량을 올해 8억 도즈에서 내년 30억 도즈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모더나는 DS는 자체 생산, DP는 외주를 주는 식으로 코로나 백신을 생산해왔다.
녹십자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녹십자의 6번째 DP 파트너”라면서 “모더나가 지금 생산시설을 늘리는 중”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