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여파?'..기부에 인색해진 대기업들

CEO스코어, 500대기업 기부금 현황 조사결과
대기업, 올 기부금 9788억원..전년比 13.4% ↓
삼성전자·생명 등 삼성계열사 감소폭 두드러져
  • 등록 2017-11-29 오전 9:42:39

    수정 2017-11-29 오전 9:42:39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주요 대기업들이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기부금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홍역을 치렀던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2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매출 기준) 중 기부금 내역을 공시한 257곳의 올 1~3분기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기부금 집행 규모는 총 9788억 원으로 전년동기(1조1299억원)보다 13.4%(1511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38.1%나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기부금 감소 폭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기부금을 줄인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기부금으로 곤욕을 치른 뒤, 기부금 집행에 인색해졌다는 것이다.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누적 기부금은 170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25억원(39.8%) 줄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247억3800만원에서 올해는 고작 1억4400만원에 그쳐 9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70.1%)과 삼성화재(-80.1%), 삼성SDS(-98.3%) 등도 기부금을 크게 줄였다.

삼성 계열사 외에도 KT&G(-188억원, -79.0%), GS칼텍스(-170억원, -81.5%), 우리은행(-140억원, -39.0%), SK가스(-72억 원, -94.0%), SK인천석유화학(-66억원, -62.4%), SK네트웍스(-49억원, -56.2%), 대우건설(-49억원, -94.2%), LG디스플레이(-46억원, -26.8%) 등도 올 들어 기부금을 비교적 큰 폭으로 줄였다.

이에 반해 호텔롯데(162억원, 160.2%), KT(109억원, 32.2%), 대한유화(101억원, 신규), 롯데칠성음료(81억원, 223.3%), KCC(61억원, 689.5%), 한국전력공사(58억원, 45.5%), 한미약품(44억원, 2074.4%), 네이버(41억원, 25.5%) 등은 1년 전보다 기부금을 늘린 기업들이다. 이번 조사에서 기부금이 늘어난 곳은 총 124곳(48.2%)이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1년 전보다 기부금을 40%나 줄였지만 올해에도 기부금 총액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올해 집행한 기부금은 1705억원으로 2위인 SK텔레콤(579억원)의 3배에 발했다.

3위는 KT(448억원)가 차지했고, 4~10위는 현대차(295억원), 호텔롯데(263억원), SK하이닉스(242억원), 포스코(227억원), 한국수력원자력(220억원), 우리은행(218억원), 국민은행(213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STX조선해양과 다우데이터는 0원이었다.

500대 기업 기부금 감소액 상위 20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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