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탈출 재테크]경매로 내집 마련, 빌라가 좋다

아파트 값 상승 기대감 줄어 다세대 낙찰가율 높아져
경기도와 인천 등에 낙찰가 1억 미만 다세대도 있어
낙찰가 절반인 중대형 아파트 경매에 관심 가져 볼만
  • 등록 2012-10-31 오후 12:59:14

    수정 2012-10-31 오후 12:59:14

[이데일리 강경지 기자]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매시장에서 내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형 아파트와 빌라 등을 경매로 구입하면 시세보다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싸게 살 수 있다. 그러나 일반 매매보다 절차가 복잡하고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아 꼼꼼히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

지금이 경매로 빌라 등 다세대 구입 적기

경매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연립·빌라 등 다세대보다 감정가가 비싸지만 환금성이 뛰어나고 시세차익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연립과 빌라 등 다세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부동산경매정보사이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9~10월 경매시장에 나온 수도권 소재 부동산 경매물건 가운데 다세대 물건의 낙찰가율이 높았다. 다세대의 낙찰가율은 9월 67.84%에서 10월 71.15%로 3.31%포인트 올랐다. 반면 아파트 낙찰가율은 73.70%에서 75.18%로 1.48%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다세대 낙찰가율이 오른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를 통한 시세차익을 얻기 힘들다고 판단한 실수요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다세대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과거에는 아파트를 낙찰 받은 후 3년 정도 지나면 아파트 값이 올라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패러다임이 깨지면서 빌라 등 다세대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외곽 지역 1억 미만 빌라도 등장

서울지역의 소형(33~66㎡) 다세대 낙찰가는 1억원을 훌쩍 넘는다. 강남 2억~3억원, 강북 1억5000만~2억원 선이다. 소액으로 내집을 장만하려는 실수요자들은 경기도 등 서울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경기도와 인천 등에서는 낙찰가 1억원 미만에 다세대를 구입할 수 있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2회 유찰된 주택을 집중 공략하면 싼 값에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다. 감정가가 1억원 중반인 빌라는 2회 유찰한 경우 1억원 미만에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빌라는 이처럼 싸게 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잘 팔리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빌라를 사려는 사람은 오랫동안 거주할 목적이거나 싸게 산 만큼 시세 차익을 기대하지 않고 팔 것이라는 생각으로 낙찰 받아야한다. 하유정 지지옥션 경매자문센터 연구원은 “경매로 낙찰받으면 시세보다 최대 50%정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팔 때도 큰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경매 입찰시 주의할 점은 감정가가 유달리 저렴하거나 유찰이 2~3회 이상으로 잦은 물건은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감정가가 저렴하면 권리상 하자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유찰이 잦으면 주거환경이 떨어지거나 물건상 하자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입찰 전에 물건을 분석해 봐야한다. 또 소형 주택은 임대차 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아 정확한 세입자 분석을 해야한다. 직접 발품을 찾아 탐문하거나 법원의 점유관계조사서를 체크해 봐야한다.

■박합수 “내집 마련, 환금성 좋은 아파트로”

박합수(사진)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여전히 아파트를 낙찰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향후 아파트 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낮지만 여전히 아파트는 다세대보다 환금성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중대형 아파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164㎡의 감정가는 20억원이지만 낙찰가가 10억24000만원까지 하락해 11월 15일 입찰 예정이다.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 전용 148㎡의 감정가는 8억5000만원이지만 낙찰가는 4억3000여만원으로 떨어져 11월 19일 입찰 예정이다. 박 팀장은 “충분한 자금이 있다면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절반까지 떨어진 이들 중대형 아파트를 낙찰 받아 내집 마련 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다세대를 낙찰 받을 경우는 재개발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박 팀장은 “3~4년 전에는 재개발 구역 내 다세대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이들 지역 가운데 재개발이 해제된 곳은 오히려 가격이 떨어져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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