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요즘 경기 상황도 어려우니 뚝섬 초고층 빌딩 건립사업을 무리해서 추진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가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삼표레미콘 뚝섬부지에 지하 8층, 지상 110층 규모로 건립을 추진했던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개발사업은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하반기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정 회장은 지난 6월 예정보다 한달 앞당겨 해외법인장들을 소집해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매둔화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대응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달 중순에는 미국을 직접 방문해 현지 상황에 따른 대응 전략을 점검하며 위기대응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경기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그룹 경영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오세훈 전 시장 재직시 서울시의 요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할 수 있도록 법령까지 고쳐 뚝섬 현대차 초고층빌딩 건립사업의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은 취임과 함께 “사업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분위기가 180도 변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 신축계획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주변 영향 등을 감안해 재검토 중”이라며 “뚝섬의 경우 서울숲 등 공공녹지가 있어 이에 대한 사유화 영향, 교통영향, 기업 개발이익 등이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